롯데 자이언츠가 패배를 잊었다. 7년만의 개막 5연승으로 2227일 만에 단독선두에 올랐다. 뒷심으로 무장한 롯데 선수단 덕에 ‘롯데시네마’는 연일 해피 엔딩만 상영 중이다. 시즌 초 롯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롯데는 10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0-0으로 맞선 7회 무사 2·3루서 안치홍의 땅볼, 정훈의 적시타에 딕슨 마차도의 2점포까지 묶어 단숨에 4점을 뽑았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7이닝 동안 3안타 11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챙겼다.
개막 첫 주 유일한 무패로 단독선두까지 올라섰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장 높은 공기를 마신 시기는 2017년 4월 12일이다. 그때는 KIA 타이거즈, KT 위즈와 나란히 선두였다. 단독선두를 기준으로 하면 2014년 4월 5일 이후 2227일만이다.
시즌 첫 단추를 이처럼 깔끔하게 끼운 것은 7년만이다. 롯데는 앞서 KT 위즈를 상대로 13년만의 개막 3연전 싹쓸이를 해낸 데 이어 7년만의 개막 5연승까지 질주했다. 타선 폭발과 뒷심이 비결이다. 롯데는 개막 5경기에서 팀 타율 0.295, 9홈런, 36득점으로 공격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국가대표급 타선을 보유하고도 팀 타율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안치홍 영입을 통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대호가 홀로 짊어지던 부담을 모두가 나누기 시작하면서 득점 루트도 다양해졌다. 또 마차도가 3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로 나서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뒷심까지 장착했다. 롯데가 거둔 5승 중 3승이 역전승이다. 지난해 역전승은 18차례로 가장 적고, 역전패는 35차례로 최다 2위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지난해까지 비극적 결말로 끝맺는 경우가 잦았던 ‘롯데시네마’가 올해는 연일 해피 엔딩을 상영 중이다.
마운드도 잘 버티고 있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는 아드리안 샘슨은 부친상을 당해 미국에 다녀왔고 현재 2주 자가격리 중이다. 하지만 스트레일리와 토종 선발진이 버텨주고 있다. 샘슨이 가세하고 불펜진이 조금 더 안정세로 접어든다면 투타 조화까지 기대할 만하다.
올 시즌에 앞서 롯데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은 사령탑 데뷔 후 최다연승 기록 단독 2위까지 올라섰다. 전날까지 4연승으로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2008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허 감독은 이제 6연승의 고(故) 김명성 전 롯데 감독(1999년)의 기록을 노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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