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퓨처스 팀(2군)에서 가장 좋은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강타선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원삼(37·롯데 자이언츠)이 부산 팬들과 첫 인사에서 고전했다.
장원삼은 12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10안타 1볼넷 5삼진 5실점을 기록한 채 조기강판됐다. 제구보다는 구위가 문제였다. 허용한 11개의 출루 중 좌타자에게만 10개를 헌납했다. 좌투수였음에도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힘에서 밀렸다.
롯데는 당초 아드리안 샘슨~댄 스트레일리~서준원~박세웅~노경은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그러나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샘슨이 부친상을 당해 급히 미국에 다녀왔다. 샘슨은 자가격리 상태라 아직 실전등판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빈 자리를 2군이 추천한 선수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개막 5연승으로 단독선두 자리에 올랐고 한 경기가 우천순연됨에 따라 한 차례 정도는 5선발을 건너뛸 수 있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순리대로 가겠다며 5선발 슬롯을 열어뒀다. 롯데 2군에는 가능성을 보이는 젊은 투수들이 많은데, 선택은 장원삼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 자리에 구멍이 생길 경우 이를 채울 ‘뎁스 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구위가 가장 좋다는 보고에 허 감독도 주저하지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아쉬움이 가득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볼카운트 싸움에선 앞섰지만, 최고 구속 139㎞의 속구에 두산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간간히 섞긴 했지만 사실상 속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 레퍼토리였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으로 몰리는 공으로는 두산 타자들을 당해내기 쉽지 않았다. 장원삼도 힘에 부친다는 것을 느낀 듯 한참 동안 허공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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