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53)이 사령탑으로는 2020시즌 1호 퇴장을 당했다. 허술한 시스템 여러 개가 더해져 나온 혼란스러운 결과였다.
14일 사직 두산-롯데 자이언츠전 2회초 무사 2루. 두산이 0-2로 뒤진 가운데 타석에는 최주환. 볼카운트 1B-2S서 롯데 선발 박세웅의 커브에 최주환의 배트가 돌았다. 공은 바운드된 뒤 포수 정보근의 미트에 들어갔다. 이 과정서 오훈규 주심은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었다. 배트에 공이 맞았음을 전제로 노 바운드라면 파울팁 삼진, 바운드라면 파울이다. 정보근이 “노 바운드”라고 얘기하자 삼진을 선언했고, 두산 쪽에서 즉각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약 3분의 판독 끝에 번복 없이 원심이 유지됐다.
그러자 격분한 김 감독이 덕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판독 결과에 어필시 퇴장임을 알고 있었지만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중계화면에는 “바운드 여부를 물었는데 왜 파울 여부를 판독하나”라는 김 감독의 목소리가 명확히 들렸다. 실제로 퇴장 이후 두산 측은 “벤치에서 타격음을 들었고, 심판이 포수에게 바운드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봤다. 파울이라는 가정 하에 바운드 여부를 판독 신청한 것”이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김 감독의 어필은 정당했다. 심판진도 최주환의 배트에 공이 맞았음을 인지했기 때문에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은 것이다. 만일 배트에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 바운드 여부와 무관하게 최주환은 삼진이다. 오 심판이 정보근에게 묻는 과정에서도 “맞은 건 봤는데…”라고 말한 것이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심판진은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했다. 클리닝타임 때 상황에 대해 질의한 결과 “최초 판정은 파울팁이 아닌 헛스윙 삼진”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포수에게 바운드 여부를 체크한 것 자체가 난센스다. 아울러 판독 센터에서 바운드 여부가 아닌 파울 여부를 판독한 것도 심판진이 해당 상황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오류다. 심판진은 “신청 사실만 전달하면 판독 센터에서 전반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포수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은 뒤 삼진을 결정한 장면 역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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