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즌 동안 리그 대표 수비수로 활약
프로농구 ‘질식수비의 달인’ 신명호(37·184㎝)가 정든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15일 “신명호가 은퇴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 이후 KCC 코칭스태프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경희대를 졸업한 신명호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KCC에 입단해 ‘원클럽맨’으로 농구 인생을 마무리하게 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의 달인이다.
총 12시즌 동안 단 한 차례도 평균 5점을 넘긴 적이 없는 수비형 선수다.
고교, 대학 시절만 해도 슛과 돌파가 나쁘지 않았지만 무릎 부상 이후 슛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이 작전타임 도중 신명호 수비에 대해 “신명호는 놔두라고”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수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팀 동료였던 전태풍은 속공 기회에서 신명호에게 패스를 주고 스스로 머리를 쥐어 잡기도 했다.
그럼에도 신명호가 12시즌이나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건 탄탄한 수비력 때문이다.
풍부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녔다. 손을 잘 써 가로채기 능력이 탁월했고, 수비 센스를 앞세워 상대의 동선을 사전에 차단하는 움직임도 좋았다.
수비 5걸에 통산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코트 안팎에서 궂은일을 책임졌다. 선수 경쟁이 특히 치열한 KCC에서 확실한 임무를 부여받고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원래 구단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신명호와 계약을 연장하려고 했으나 선수 측에서 은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FA로 김지완, 유병훈을 영입해 가드진이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통산 468경기를 뛰었다. 500경기까지 32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신명호는 미련 없이 농구공을 놨다.
[서울=뉴시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