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에 빠진 SK 와이번스가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구단 역대 타이기록인 11연패마저 눈앞이다. 염경엽 감독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메시지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SK는 지난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11로 패하며 10연패 늪에 빠졌다. 개막 후 1승11패, 최악의 흐름이다.
20일 경기마저 패하면 11연패가 돼 지난 2000년 6월 22일부터 7월 5일까지 기록한 팀 역대 최다 연패와 타이를 이룬다. 20년 만에 구단 불명예를 답습하게 되는 셈이다.
투수, 타격, 수비, 주루, 작전, 그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나오는 선발투수마다 불안하고 불펜진도 위기를 키우기 일쑤다. 타선은 꽉 막혔고 핵심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돌렸다. 키스톤콤비를 비롯 내외야 수비진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중이고 중간, 중간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도 속출하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위축되는 모습도 역력하다.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화이팅 을 외치는 소리는 커졌지만 실제 플레이는 오히려 실수 연발이다. 서로를 독려하고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장면도 나오지만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재원, 고종욱 등 부상선수도 적잖은 가운데 위기를 해결해줄 해결사도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나섰다. 19일 경기를 앞두고도 “지금 경기력으로 감독이 욕을 먹는 건 당연하다. 팬들은 당연히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상 등 이유는 다 핑계다. 프로는 결과로 말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미국 ESPN은 부진한 SK 상황을 다루며 염 감독의 거취까지 거론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ESPN의 주목을 받을 만 하다”고 씁쓸하게 인정했다.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준비했고 이 위기를 헤쳐나간다면 더 단단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까지 놓지는 않았다. 아직 144경기 중 10경기 안팎만 소화한 상태이기에 최종 결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주장이다. 염 감독은 거듭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올 시즌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원투펀치가 모두 이탈하며 어려운 시즌이 예고된 SK였지만 현재와 같은 총체적 난국을 보이는 것은 예상 밖이었다. 결국 가지고 있는 자원은 충분하지만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인데 염 감독도 선수들 기량에 믿음을 보이며 분위기를 되살리는데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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