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의 NC-두산 감독이 말하는 ‘양의지 효과’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5월 20일 18시 50분


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19일 잠실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은 5-4, NC의 1점차 승리로 끝났다. 4차례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은 것이 두산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는 데 큰 힘이 됐다. 누구보다 두산 타자들을 잘 아는 포수 양의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NC 투수들은 위험 상황에서 천길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20일 NC전을 앞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날 정수빈을 경기 도중 교체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양의지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정)수빈이와 (양)의지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지 못했다. (양의지가) 우리 타자들을 너무 잘 아니까”라고 말했다. 두산 타자들은 19일 NC 투수들을 상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는 양의지와 대결한 셈이었다.

이런 양의지는 경기 도중 2번이나 두산 투수들의 공에 맞았다. 20일 두산전 출전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양의지는 4번 타순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누군가가 “일부러 그렇게 던지라고 사인을 냈나요?”라고 농담처럼 물었다. 김 감독도 웃으면서 “그렇게 시키라고 한들 그렇다고 말하겠어요?”라고 답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20일 선발투수 구창모가 과거와 전혀 다른 투수가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양의지 효과’를 강조했다. 구창모는 올 시즌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현재 KBO리그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유일한 투수다. 이 감독은 구창모의 환골탈태 이유로 종전과는 다른 볼 배합을 먼저 거론했다.

이 감독은 “전에는 무조건 강한 공만 던지려고 했는데 지금은 강약조절을 한다. 그러다보니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고 타자들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른 볼카운트에서 결판을 내려고 한다. 덕분에 투구 숫자가 줄면서 소화하는 이닝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결국 NC의 다른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변화는 투수들보다 앞서 상대 타자들과 전쟁을 치르는 양의지의 센스와 기억력, 경험 덕분이라는 얘기였다.

이 감독은 “지금 구창모가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진다. 곁에 든든한 사람이 있으면 기대서 믿고 가려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저 형의 사인대로 던지면 돼’라면서 투수의 머리를 단순화시켜주고 던지는 공에 의심을 없애주면서 구창모의 인터벌도 짧아졌다. 이것이 양의지 효과”라고 밝혔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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