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전. 3회말 LG 이천웅(32)이 내야안타 직후 태그아웃을 당한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상황은 이랬다. 이천웅은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루수 방면 느린 땅볼을 친 뒤 별다른 이상 없이 1루에 안착했다. 삼성 1루수 이성규의 송구는 허공을 갈랐고, 2루수 김상수가 재빠르게 그 공을 잡아 추가진루를 막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천웅이 2루쪽으로 살짝 몸을 튼 것을 확인한 김상수가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천웅을 태그했고, 윤태수 1루심은 주저 없이 아웃을 선언했다. 이천웅은 물론 류중일 LG 감독까지 뛰쳐나와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억울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심판진은 규칙대로 처리했다. KBO 공식야구규칙 5.09에 따르면, 주자가 1루에서 오버런 또는 오버슬라이딩을 한 뒤 곧바로 1루로 귀루하지 않았을 경우 주자가 2루로 진루하려는 행위로 간주돼 태그를 당하면 아웃이 된다. 작은 모션도 ‘진루하려는 행위’에 포함된다. 2루쪽으로 몸을 튼 행위 자체로 심판은 추가진루 의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메이저리그(ML) LA 다저스 시절인 1998시즌 같은 이유로 태그아웃을 당한 경험이 있다. 그해 8월 10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상대 선발 크리스 피터스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뽑았다. 박찬호를 1루서 잡아내려던 피츠버그 우익수 호세 기옌의 송구는 1루수의 키를 넘겼고, 이를 본 박찬호는 2루 방향으로 뛰려는 모션만 취했다. 이를 포착한 피츠버그 1루수 케빈 영이 박찬호를 태그했고, 리치 리커 1루심은 곧장 아웃을 선언했다. 글렌 호프먼 당시 다저스 감독과 박찬호가 격렬히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요지부동이었다. 명시된 규칙을 바꿀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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