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칸타타오픈 첫날 2언더
1.2m 파 퍼팅 실패 등 고전, 6.7m 퍼팅 홀앞 멈추자 허탈한 웃음
“후반엔 숨 차고 스윙도 잘 안돼”
지은희-한진선 9언더 공동 선두
“귀한 보석을 찾는 느낌이었습니다.”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5)은 실전 감각 찾기에 집중했던 자신의 올해 첫 공식 대회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중단된 가운데 고진영은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를 통해 자신의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지난해 11월 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이후 192일 만(한국 시간 기준)의 공식 경기 참가다.
지난달 이벤트 대회인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세계 3위 박성현과 맞대결(스킨스 게임·무승부)을 펼치며 경기력을 점검했던 고진영이지만 실전에 나선 이날은 샷 감각이 다소 무뎌진 모습이었다. 4번홀(파5)에서 1.2m짜리 파 퍼팅을 놓치며 보기를 범하는 등 퍼팅에 난조를 보였다. 17번홀(파3)에서 6.7m짜리 퍼팅이 홀 앞에서 멈춰 버디를 놓치자 고진영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로 공동 52위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쉬는 동안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많이 했지만 후반에는 숨이 차고 스윙도 잘 안됐다”면서도 “잘되는 것과 잘 안되는 것을 찾는 것을 목표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많은 것을 깨닫게 돼 ‘보물찾기’를 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고진영은 뜻깊은 인연이 있는 제주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는 “고씨 본관이 제주이기 때문에 이곳은 내 뿌리가 시작된 곳이다”라고 말했다. 비시즌이면 부모님 소유의 집이 있는 제주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그는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제주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곳도 집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에도 연습장에서 1시간 더 훈련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간 그는 남은 라운드에 대한 비장한 각오도 드러냈다. 그는 “첫날부터 퍼팅이 다 들어가면 다음 날부터 기대할 것이 없지 않나. 남은 사흘 동안 (열정을) 불사르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는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한진선(23)과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34)가 9언더파 63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한진선은 홀인원 1개와 버디 9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8번홀(파3·143m)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그린 언덕에 맞고 3m 정도를 구른 뒤 홀 안으로 사라져 홀인원이 됐다. 개인 한 라운드 최소타(종전 기록 7언더파)를 새로 쓴 한진선은 “공식 대회에서 첫 홀인원이 나와 기쁘다. 오늘은 두 발 쭉 뻗고 잘 수 있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홀인원에 따른 별도의 시상은 없는 홀이었다. 2007년 이후 13년 만에 KLPGA투어 우승에 도전하는 지은희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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