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6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0-4로 뒤지던 경기를 5-4로 역전했다. 올 시즌 가장 탄탄한 불펜을 자랑하던 LG에 시즌 첫 블론세이브의 충격을 안기며 거둔 끝내기 역전승이었다. 키움 손혁 감독은 7일 역전승의 키워드를 묻자 “불펜 추격조가 7회 1실점했지만 잘 버티면서 추가 점수를 내주지 않은 덕분”이라고 했다. 경기 마지막까지 기회가 오도록 잘 버텨준 덕분에 8~9회 추격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얘기였다.
투수코치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선수들의 평판도 좋았던 손 감독은 불펜투수의 부담을 얘기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들려줬다. “추격조 투수에게 가장 어려운 이닝은 8회”라고 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손 감독의 설명은 이랬다.
“9회는 이미 마무리투수가 던지기로 정해졌다. 6~7회는 우리가 지고 있어도 따라갈 수 있다는 여유가 어느 정도는 있다. 하지만 8회는 내가 막지 못하면 따라갈 기회가 더 이상 없고 여기서 꼭 막아야 9회 마무리투수에게 경기를 넘겨준다는 생각 때문에 더 부담이 크다. 9회에 나오는 투수들은 확실한 구위도 있고 그 동안의 많은 경험을 거쳐 멘탈(정신력)도 단련됐지만 추격조의 선수들은 아직 이 부분이 부족하다. 그래서 불펜투수에게 8회가 가장 어렵다. 8회를 지키는 법을 잘 배우면 6~7회는 쉬워진다.”
LG도 6일 경기에서 7회초 1점을 추가해 4-0으로 격차를 벌렸지만, 7회말 2실점에 이어 8회 말 1사 후 3번째 투수 정우영이 키움 이정후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1점차 추격을 허용한 것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올 시즌 처음으로 1점차 리드에서 9회 마운드에 오른 소방수 이상규 입장에선 평소보다 훨씬 부담이 컸을 터다. 그렇게 본다면 키움에게는 8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좌완 김재웅이 9회말 끝내기안타를 터트린 전병우 만큼이나 귀중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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