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이후 우승 트로피를 품지 못했다. KLPGA 무대에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이름을 날렸던 ‘천재 소녀’는 한 때 ‘한 물 갔다’는 혹한 평가도 받았다.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터. 그래서인지 모처럼 우승 기쁨을 누린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김효주(25·롯데)가 7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에서 열린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세영(27·미래에셋)을 따돌리고 챔피언에 올랐다. 1라운드(66타)~2라운드(68타)~3라운드(69타)~4라운드(67타)를 기록, 김세영과 합계 270타로 동률을 이룬 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승부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파에 그친 김세영을 따돌렸다.평소에도 ‘절친’으로 꼽히는 김세영과의 승부에서 마지막에 웃은 그는 “친한 선수와는 연장 승부를 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면서 “그래도 언니와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돌아봤다.
- 우승 소감은.
“너무 오랜만에 우승해서 얼떨떨하다. 3라운드가 끝나고 아버지(김창호 씨)께서 ‘4라운드에서 6언더파 치면 우승, 5언더파 치면 연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후반 홀을 치르면서 점점 실제 상황하고 맞아 떨어져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아버지 말씀대로 5언더파를 치고 연장에 가서 우승해 그래도 기분 좋다.”
- 연장 18번 홀 상황을 돌아본다면.
“파5 홀이고, 세영 언니가 워낙 장타자다 보니 ‘언니만 따라가자’는 생각으로 티샷부터 세게 쳤다. 먼저 내가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세영 언니가 놓치면서 (우승) 세리머니도 할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만 ‘만세’를 외쳤다.”
- 김세영 선수와 평소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세영 언니와 워낙 친하다. 연장에 가기 전 서로 ‘어떻게 하다가 우리 둘이 연장에 가게 됐을까’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친한 선수와 연장에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됐다.”
- 한동안 우승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트레이너 선생님과 겨울에 훈련하면서 어느 때보다 체계적으로 훈련했다. 운동도 많이 하고, 먹기도 많이 먹었다. 체중이 4~5㎏ 정도 늘면서 비거리도 늘었다. 3라운드까지 모처럼 사흘 연속 60타를 기록하고 해서 4라운드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동안 준비한 게 잘 나타나고 있어 ‘올해는 우승 한번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폰서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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