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으로 불리는 정통 언더핸드 투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희소성이다. 손이 땅에 닿을듯 말듯한 낮은 팔각도에서 던지는 공은 오버핸드 투수들과 달리 떠오르는 궤적을 그린다. 그러다 보니 상대 타자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 김대우(32)도 잠수함 투수다. 전면드래프트로 진행한 2011시즌 신인지명회의 9라운드(전체 67번)의 낮은 순번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고, 올해까지 1군 253경기에 등판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2019시즌에는 상황에 관계없이 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묵묵히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일찍 교체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1회에 갑자기 마운드에 오르는 것 또한 내 역할이라고 생각해 감사하게 여겼다. 내가 길게 끌어줘야 후반에 따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니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벤 라이블리를 대신해 5월 23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부터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기록 중이지만, 최근 2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는 등 평균자책점(ERA) 4.50(14이닝 7자책점)으로 잘 버티고 있다. 퀄리티스타트(QS)의 기준이 6이닝 3자책점, ERA 4.50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잘 버티고 있다는 뜻이다. 2019시즌이 끝난 뒤 자원해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