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점점 악화” ESPN 시선, 한화 파워랭킹도 최하위

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KBO리그를 중계하는 미국 ESPN이 사령탑 교체로 어수선한 한화 이글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매체가 선정한 10개 구단 파워랭킹에서 한화는 꼴찌로 밀려났다.

ESPN은 9일(한국시간) KBO리그 파워랭킹을 발표했다. 기존 1~8위 팀들은 순위를 지켰다. 하지만 8일까지 구단 단일시즌 최다 14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쓴 한화는 지난주 9위에서 10위로 내려앉았다. 회복세로 돌아선 SK 와이번스와 자리를 맞바꿨다.

ESPN은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됐다. 한화는 KBO리그 역사상 7번째로 긴 연패를 겪고 있다”며 “장기연패 기간 중 120점을 헌납하면서 36점을 뽑는 데 그쳤다. 한용덕 감독은 7일 경기에서 패한 뒤 물러났다”고 순위 조정 배경을 밝혔다.

이 매체는 이달 첫째 주의 사건들을 되짚으며 꼭 알아야할 소식으로도 한화의 이야기를 양감 있게 다뤘다. “한 감독은 한화에서 17년 동안 선수생활을 했고, 올 시즌이 3년 임기의 마지막 해였다”고 짚은 ESPN은 “2018시즌 한 감독이 팀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놨지만, 지난해에는 9위에 그쳤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한화는 벼랑 끝에 몰렸다. 선수단의 부진한 경기력도 문제였지만, 구단이 성적에 대한 책임을 현장에 고스란히 떠넘기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한 감독의 ‘자진사퇴’를 하루 앞둔 6일 1군 코칭스태프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했다. 4명의 코치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8일 최원호 감독대행의 임명을 발표하면서는 이틀 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던 일부 코치를 재차 1군으로 불러들이는 비상식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퓨처스(2군) 감독을 맡고 있던 최 대행이 익숙한 2군 스태프와 선수들을 대거 1군에 투입해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팀의 방향키를 잡은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밝은 미래’만을 논할 순 없는 처지다. 외신도 아슬아슬한 한화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