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U-20 월드컵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그 후 1년…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6월 10일 05시 30분


지난해 이맘 때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일군 엄원상(광주), 김주성(서울), 
이지솔(대전), 이강인(발렌시아·왼쪽부터) 등 한국 U-20 대표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에서 냉혹한 프로의 세계를 맛보며 성장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FC·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발렌시아
지난해 이맘 때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일군 엄원상(광주), 김주성(서울), 이지솔(대전), 이강인(발렌시아·왼쪽부터) 등 한국 U-20 대표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에서 냉혹한 프로의 세계를 맛보며 성장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FC·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발렌시아
지난해 이맘 때 우리는 축구 덕분에 신이 났다. 파죽지세의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응원하느라 밤새는 줄 몰랐다. 온 국민이 한 마음이었다. 기적은 덩달아 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 남자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이룬 최고의 성적이었다. 막내 이강인(19·발렌시아)은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 또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국축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어린 영웅들은 헤어지면서 다짐을 했다.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정용 감독의 당부도 마찬가지였다. ‘성장’을 강조했다. U-20 대표팀이 아니라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선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야한다고 주문했다.

그 후 1년, 그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그동안 성장했을까, 아니면 정체했을까.

프로 무대는 냉혹하다. 자신들보다 경험이 많고 기량이 뛰어난 선배들이 수두룩한 곳이다. 그걸 넘어서야한다. 하지만 주전경쟁은 녹록치 않다. 또 주전으로 나선다 해도 원하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이들 중엔 프로의 높은 벽을 조금씩 허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선수도 있다.

당시 엔트리 중 이번 시즌 K리그에 등록된 선수는 모두 16명이고, 한 경기라도 뛴 선수는 11명이다. 이들 중 서울 김주성과 대전 이지솔은 5경기 모두 출전하며 주전 한자리를 꿰찼다. 눈에 띄는 건 둘 다 교체 없이 풀타임을 뛰었다는 점이다.

대전 김세윤과 제주 이규혁도 나란히 3경기를 뛰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산에서 대구로 이적한 U-20 대표팀 주장 황태현과 조영욱(서울), 엄원상(광주), 이광연(강원·GK)도 각각 2경기에 출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엄원상은 유일한 득점자로 기록됐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그는 지난달 30일 울산전에서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해 1부 무대 첫 골을 신고했다. 올해 승격한 광주에서 최근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이들 이외에도 전세진(상주), 고재현(대구), 이상준(부산)은 각각 한 경기에 나섰다.

황금세대 중 해외파는 모두 5명이다. 특히 이강인에 대한 기대감은 엄청났다. 골든볼 수상 이후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며 외신도 많이 탔다. 하지만 주전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여름 임대 또는 완전 이적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발이 묶였다. 8000만 유로(1086억원)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비슷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젠 성장통이 아니라 진짜 성장을 해야 할 시기다. 연령별 대표팀은 물론이고 A매치도 경험한 김정민(아드미라)을 비롯해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 최민수(함부르크) 이재익(알 라이얀SC) 등의 무한 도전도 현재진행형이다.

코칭스태프의 행보도 관심사였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정정용 감독은 지난해 말 서울이랜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인창수 코치도 동행했다. 서울이랜드는 정 감독 부임 이후 안정된 전력으로 1승3무1패 7위를 마크하고 있다. 공오균 코치는 신태용 감독과 함께 인도네시아대표팀에서 일하고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