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고 1번 타자 박성윤(3학년·사진)은 타석에 들어서며 속으로 되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6월에야 찾아온 정식 경기.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 이후 약 8개월 만에 들어선 타석이었다. ‘손맛’에 목말랐던 박성윤은 두 번째 공을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호쾌한 스윙과 함께 날아간 공은 좌익수 왼쪽에 떨어졌다.
박성윤은 11일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구상원고와의 1회전에서 1회초 상대 선발투수 김대호(3학년)의 초구를 받아쳐 대회 첫 안타를 만들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 안타는 2020년 고교야구 첫 번째 안타로 기록됐다. 박성윤은 “평소에도 초구를 자주 노리는 편이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마침 가운데로 직구가 들어오기에 사정없이 때렸다. 한동안 정식 경기가 없어서 답답했는데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회 첫 홈런 역시 박성윤의 손에서 나왔다. 그는 양팀이 0-0으로 맞선 3회 1사 주자 없는 풀카운트 상황에서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짜리 홈런을 때렸다. 박성윤의 선제 홈런포를 발판으로 인상고는 대구상원고에 5-1로 이겼다.
전교생이 83명밖에 되지 않는 인상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명문 북일고를 5회 콜드게임(15-2)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박성윤은 “지난해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팀의 리드오프로서 돌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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