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18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시즌 2,3차전을 통해서다.
18연패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세운 역대 최다 연패 기록. 한화는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패하며 삼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한 번 더 지면 삼미의 기록을 2위로 밀어내고 한화가 새로운 역대 최다 연패의 주인이 된다.
13일, 18연패에 빠진 채로 두산과 시즌 2차전을 치른 한화. 경기 초반 난타전이 펼쳐졌고 2-3으로 뒤진 가운데 3회말 공격이 시작되려던 중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미 한 차례 우천으로 중단됐다가 재개된 경기가 이번엔 다시 시작되지 못했다.
심판진은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그라운드 상태라고 판단, 올 시즌 도입된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를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올 시즌에 한해 우천 시 노게임이 아닌 서스펜디드 경기를 치르기로 한 규정에 따른 결정이다.
한화로선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나쁘지 않은 서스펜디드 경기다. 먼저 두산의 마운드 사정이 녹록지 않고, 그 다음으로 에이스 워윅 서폴드의 등판이 가능해 연패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이다.
두산은 현재 선발 2자리에 구멍이 뚫린 상태. 이용찬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시즌아웃됐고, 외국인 선수 크리스 플렉센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두산은 애초에 14일 선발투수로 육성선수 출신 박종기를 예고했다. 전형적인 대체 선발 카드다. 여기에 13일 경기에서 유희관이 2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면서 남은 7이닝을 소화해줄 투수들이 필요해졌다.
두산은 14일 두 경기 도합 16이닝에 불펜 의존도를 크게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안그래도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두산으로선 위기다. 유희관을 다시 등판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을 정도다.
두산의 마운드 불안은 한화 타자들에게 호재다. 13일 경기가 중단되기 전 김태균이 동점 투런포, 노시환이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타선도 이미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어 모처럼 화끈한 타격을 기대해볼만 하다.
두산과 달리 한화는 서폴드가 14일 경기에 선발 등판을 준비 중이었다. 서스펜디드로 인한 마운드 부담이 두산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서폴드를 활용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할 수도 있다.
3회말부터 시작되는 경기에 서폴드를 처음부터 등판시키긴 부담스럽다. 아직 리드를 잡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 그러나 타선이 힘을 내줘 역전에 성공할 경우 서폴드를 중심으로 마운드 총력전을 펼쳐 연패 탈출에 나설 수 있다.
선발투수 중 가장 믿음직스러운 투수가 서폴드라면 불펜에서는 정우람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정우람을 적시에 기용해 두산의 타선을 침묵시킨다면 한화로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도 정우람의 등판 시기를 9회로 못박지 않았다.
정우람을 6~8회에 먼저 기용하고 서폴드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방법도 생각해볼만 하다. 기대대로 서폴드가 경기를 매조지한다면, 서폴드를 다음 경기 선발투수로 또 기용할 수 있다. 두 번째 경기는 첫 경기가 종료되고 30분 후에 시작되기 때문에 연이은 등판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패하면 KBO리그 역대 최다 신기록인 19연패 불명예를 안게 되는 한화. 연패 탈출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처럼 내일이 없는 투수 기용도 필요하다. 선발과 불펜의 에이스 서폴드, 정우람을 효과적으로 기용한다면 연패 탈출 기회를 분명히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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