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18연패 지옥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제라드 부진의 긴 침묵에 따른 답답함은 계속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두산 베어스를 연파했다. 전날 우천으로 서스펜디드가 선언돼 속행된 경기에서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로 7-6으로 승리, 18연패에서 벗어난 뒤 곧이어 열린 경기에서도 서폴드의 호투로 3-2로 이겼다.
18연패에서 탈출하며 단숨에 2연승을 달린 한화. 9승27패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이제 시즌 10승, 탈꼴찌 등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호잉의 침묵. 자칫 호잉 때문에 연패를 끊지 못할뻔하기도 했다. 호잉은 14일 두 경기에서 도합 7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정적인 타점을 올렸지만 투수 채지선의 제구가 크게 흔들린 덕분이었다.
이날 호잉은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등 시종일관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었다. 특히 찬스에서 무기력했다. 9회말 1사 1,2루에서도 2루수 뜬공으로 아웃돼 큰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히 기대하지 않았던 다음 타자 노태형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한화를 지옥에서 구해냈다.
호잉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58을 기록했다. 홈런이 2개 있지만 총 안타 수는 6개에 불과하다. 시즌 타율은 0.202까지 급락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0.202)를 제외하곤 가장 낮다.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한화로선 호잉의 부진 탈출을 바랄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쉽지 않기 때문.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자가격리 기간 2주를 거치고 적응을 기다리는 시간도 팀에는 큰 부담이 된다.
호잉은 2018년 처음 한화 유니폼을 입어 그 해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으로 팀을 11년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84 18홈런 73타점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지난해 140만달러에서 115만달러로 몸값을 낮춰 재계약을 맺었다.
김태균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시점에서 호잉의 부진은 아쉽기만 하다. 호잉까지 제 컨디션을 회복해야 타선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 시즌 한 번도 중심타선(3~5번)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호잉의 타순을 조정해주는 것도 고려해볼만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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