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던 삼중살의 후유증을 털어내기까지 세 타석이면 충분했다. 대전고 김성용(18)이 팀을 4강으로 이끄는 결정적 홈런포로 아픈 기억을 달랬다.
대전고는 1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8일째 마산고와 8강전에서 6-4로 이겨 4강에 올랐다. 2012년 청룡기 이후 8년만의 전국대회 4강이다.
대전고는 경기 초반 손쉽게 분위기를 가를 수 있었다. 0-0으로 맞선 1회말 마산고 선발 이동수가 난조를 보인 틈을 타 볼넷 2개와 안타를 묶어 무사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4번타자 김성용은 초구를 제대로 받아쳤으나 3루수 정면 땅볼이 됐다. 마산고 3루수 최현욱이 곧장 3루를 밟은 뒤 2루와 1루를 거쳐 삼중살을 완성했다. 김성용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를 쓸었지만 송구가 더 빨랐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고, 짙은 아쉬움을 남겼던 김성용에게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4회말 2번째 타석 중전안타로 감을 되살린 뒤 2-3으로 뒤진 5회말에는 희생플라이로 동점타까지 기록했다. 이어 4-4로 맞선 7회말 2사 2루, 김성용은 볼카운트 2B-2S서 송진욱의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왼쪽 폴을 그대로 때렸다. 리드를 잡는 2점포. 대전고는 이 2점을 그대로 지켜 4강행을 확정했다.
주장과 4번타자, 안방마님 역할을 두루 맡고 있는 김성용은 “멘탈이 완전히 나갔었다. 빨리 추스르지 못하면 투수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 어떻게든 버텼다”며 “동료들 덕에 생애 첫 삼중살의 아픔을 달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앞서 열린 첫 8강전에선 강릉고가 경기상고를 4-3으로 꺾었다. 3-3으로 맞선 6회초 등판해 4이닝 10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뽐낸 에이스 김진욱이 대회 2승째를 챙겼다. 김진욱이 마운드에서 버티는 사이 강릉고 타선도 힘을 냈다. 6회말 안타와 볼넷,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 찬스서 김세민의 야수선택 출루로 결승점을 뽑았다. 강릉고의 창단 첫 황금사자기 4강 진출이다. 강릉고는 대전고와 20일 오전 9시30분 목동구장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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