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캡틴’ 오재원(35)의 ‘지각 대타’ 논란이 뜨겁다. 하루가 지났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핫이슈다.
두산은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6차전을 치러 3-1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 싹쓸이. 4연승을 달린 두산은 LG전 5연승과 함께 올 시즌 LG와 상대전적에서 5승1패 우위에 섰다.
그러나 두산은 경기 중 이해하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2-1로 앞선 5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이유찬 대신 대타로 투입된 오재원이 한참동안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 오재원의 등장까지 2분 이상이 소요됐다.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기까지 마운드 위에 서 있던 LG의 ‘고졸 루키’ 이민호(19)는 어깨을 식히지 않기 위해 계속 연습구를 던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뒤늦게 나타난 오재원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몇 차례 연습 스윙 후 타석에 들어섰다. 그 순간 LG 덕아웃에서 오재원을 향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오재원도 맞받아치고는 심판과 대화를 나눴다. 큰 불상사없이 경기가 진행됐고, 오재원은 이민호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태형 감독은 삼진 당한 오재원을 곧장 권민석으로 교체했다. 결국 오재원은 ‘지각 대타’ 논란과 1타수 무안타 1삼진이라는 성적을 남긴 채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LG 덕아웃에서 오재원을 향해 소리친 선수는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1)였다. 평소 자유롭게 감정을 표출하는 편인 선수다. 켈리는 지난 20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을 떠안았다.
오재원이 LG 선수들을 기다리게 하고도 별다른 사과 제스처가 없자 켈리가 참다 못해 한마디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재원은 켈리의 외침에도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경기가 흘렀다.
두산 구단 측은 “오재원 선수가 화장실에 가느라 준비가 늦어진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두산 구단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생리 현상으로 인한 지각인 셈. 그럼에도 사과가 없었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 후 오재원은 LG 덕아웃 쪽을 향했다. LG 주장 김현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LG 선수들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양 팀은 앙금이 쌓인 채 올 시즌 두 번째 3연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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