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문제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도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흔히 말하는 총체적 난국이다. ‘공격도 문제고 수비도 문제’라는 말이 아니다. FC서울이라는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조직이 따로 논다고 할까? 계속 발생하는 잡음이 조직을 와해시키고 있는 것인지, 와해가 잡음을 만드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어수선하다. 확실한 것은, 선수들 입장에서는 축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보인다.”
최근 프로 축구계의 가장 큰 화제는 ‘FC서울’이다. 최근 5연패. 그 어떤 팀이라도 5경기를 내리 패하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데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빅클럽 FC서울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으니 사방에서 비수가 날아들고 있다.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지난해 이상의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서울의 추락에 더 많은 시선이 향하고 있다. 8경기를 했는데 2승6패 승점 6점에 그치며 어느새 순위는 11위까지 떨어졌다. 1승도 신고하지 못한 인천(2무6패)이 없었다면 아찔했을 상황이다.
일단 경기력이 좋지 않다. 최근 5연패 동안 서울은 단 1골을 넣는 것에 그쳤고 실점은 14개나 허용하는 극심한 공수 불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할 말 없는 기록이다. 하지만 ‘골득실이 무려 –13’이라 단순하게 계산해버리고 치울 내용까진 아니다.
홀린 듯 0-6으로 참패한 대구전, 1-1로 팽팽하다 후반 급격히 무너진 전북전의 1-4 패배를 제외한 다른 3경기(성남 0-1, 상주 0-1, 울산 0-2)는 서울 입장에서 답답한 결과였다. 골대를 때린 불운이 겹쳤고 예상치 못한 퇴장이 발목 잡은 경기도 있었다. 비길 수도, 운이 좋으면 이길 수도 있던 경기인데 다 졌다.
서울의 고참급 한 선수는 “계속 지고 있는 와중에 무슨 말인들 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꼬여도 너무 꼬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2018년을 벌써 잊었는가’라고 지적하는데 사실 선수들이 잊었겠는가. 그때와 지금의 부진은 다른 느낌인 것 같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래도, 불운의 핑계로 돌리기에 5연패는 너무 긴 터널이다. 현재 부진을 다 ‘운 없음’으로 떠넘길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최용수 감독과 선수들이 분발이 가장 절실하다. 여기에 더해 복수의 축구인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고 있는 곳을 FC서울이라는 팀 전체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두에 담은 한 관계자의 견해처럼, 서울의 추락은 ‘내홍’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축구 관계자는 “FC서울 고위 관계자와 최용수 감독이 시쳇말로 ‘틀어졌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고 전제했다. 이어 “누가 잘하고 있고 누가 못하고 있는 것인지는 차치할 일이다. 그건 진짜 당사자들만 알 일이다. 다만, 이런 내부 잡음이 외부로 나오고 있다는 게 FC서울의 가장 큰 문제”라 짚었다.
한 축구인은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잡음은 피할 수 없다. 잘 나갈 땐 금술 좋은 부부처럼 지내던 구단과 선수단이 어느 순간 남남처럼 바뀐다. 어느 선에 이르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한다면, 인간적이진 않으나 그리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라고 말한 뒤 “서울은 이런 잡음이 너무 빨리, 많이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관계자는 “성적이 좋을 땐, 구단은 감독과 선수들 덕이라 공을 돌리고 선수단은 구단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훈훈한 덕담이 오간다. 그런데 지금 FC서울은 완벽히 반대”라며 “최근에는 최용수 감독의 건강 이상설까지 등장했다. 시즌 전 허리 수술 받은 것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지병이 있다더라. 소설이 써지고 있는 수준인데, 내가 FC서울 선수들이라도 흉흉할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흔히 팀을 가리킬 때 배에 많이 비유한다. 히딩크호 등을 떠올리면 쉽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마음으로 노를 저어야 원하는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꽤 알맞은 비유다.
‘한배를 탔다’라는 관용적 어구와 맞물려 생각하면 더 잘 어울린다. 물이 새고 있으면 물을 막으려 같이 노력하는 게 우선인데, 현재 FC서울은 따로 놀고 있다. 가라앉지 않는 게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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