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기획한 아드리아 테니스 투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됐다.
심지어 대회를 기획한 조코비치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ATP 투어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지난 3월 중순 중단됐고, 여지껏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조코비치는 아드리아 투어를 기획했다. 유럽 발칸반도 국가들을 돌며 4차례 대회를 치르는 미니 투어를 실시하기로 한 것.
지난 13~14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1차 대회가 열렸고, 20~21일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 2차 대회가 진행됐다. 3차 대회는 이달 27~28일 몬테네그로, 4차 대회는 7월 3~4일 보스니아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드리아 투어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2차 대회 결승을 앞둔 지난 22일(한국시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19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 대회에 참가했던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33위)와 빅토르 트로이츠키(세르비아·184위)가 연이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조코비치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의 두 자녀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아내 옐레나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선수 4명 뿐 아니라 디미트로프의 코치와 조코비치의 트레이너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아드리아 투어는 코로나19 예방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채 진행됐다.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1차 대회에는 4000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거나 마스크를 착용한 관중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선수들 사이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포옹이나 악수를 나눴다.
자다르에서 열린 2차 대회를 앞두고는 출전 선수들이 한데 모여 농구 경기를 했다. 디미트로프와 조코비치 모두 농구 경기에 참가했다.
게다가 대회를 전후로 클럽 파티도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만든 아드리아 투어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코트 위의 악동’으로 불리는 닉 키리오스(호주)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른 회복을 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예방 지침을 무시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영국 테니스 선수 대니얼 에반스는 “대회를 여는 것은 좋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농담이 아니다. 대회를 개최한 조코비치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코비치는 “순수한 의도로 대회를 열었는데, 우리가 기획한 투어가 해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보건 지침을 만족시켰다고 생각했고, 우리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이 사람들을 모이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틀렸다. 모든 상황에 대해 어떻게 사죄의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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