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유럽 리거가 K리그로 컴백할 조짐이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측면 공격수 권창훈(26·SC프라이부르크)이 국내 복귀를 조용히 타진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친정팀인 K리그1 수원 삼성이다.
K리그 복수의 소식통은 24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권창훈이 조심스레 K리그 유턴을 준비하고 있다. 친정팀 수원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자세한 협상 조건은 확인되지 않지만 수원과 선수 측이 활발하게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의 빡빡한 살림살이를 고려하면 확실한 예우를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이후 매년 선수단 운영비를 줄여나가고 있어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한 권창훈의 연봉은 큰 부담일 수 있다.
실제로 모기업의 무관심 속에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수원은 올해 연말 계약기간이 만료될 팀 내 유일의 국가대표인 왼쪽 풀백 홍철(30)과 재계약하지 못했고, 계약상 바이아웃(50만 달러·약 6억 원)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한 울산 현대에게 내줄 처지에 내몰렸다.
선수 개인의 현실적인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창훈은 병역 미필자다. 병역 의무를 다하며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가 최상이다. 지원 조건은 입대 직전에 최소 6개월 이상 K리그에서 뛰어야 하고, 만 27세가 넘으면 안 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몸담은 친정에서 조금 더 활약한 뒤 입대하는 게 최고의 그림이다.
이적시장에 밝은 한 에이전트는 “수원 유스로 성장한 권창훈이 어디로 가겠나. 당연히 선수는 (복귀 시) 수원을 1순위 행선지로 정했다. 팀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크다”고 말했다.
2선 공격수와 측면 날개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권창훈은 2020도쿄올림픽의 유력한 와일드카드(23세 이하 연령제한을 초과하는 선수)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올림픽이 내년 7월로 연기돼 좀더 빠른 결단이 필요해졌다. 올림픽 시상대는 병역 혜택을 의미하나 만 26세가 될 내년 이후를 기약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A매치 23경기(5골)를 뛴 권창훈은 K리그에서 4시즌 90경기(18골·7도움)를 소화했다. 2017년 1월 디종FCO(프랑스)로 이적해 리그 앙(1부) 61경기(13골·3도움)를 경험했고, 지난해 7월 프라이부르크로 옮겨 첫 시즌을 마쳤다. 입단 당시 프라이부르크는 권창훈과의 계약기간을 밝히지 않았으나 독일 언론에 따르면 2년이다. 이에 따라 수원에 온다면 완전 이적보다는 임대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