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T서 11승, 올해 벌써 7승… 싱커 줄이고 패스트볼 비중 늘려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 승승장구, 두산 “린드블럼 빈자리 못 느껴”
KBO리그 데뷔 2년 차인 두산 외국인투수 알칸타라(28)의 승수 쌓기는 지난 시즌에 비해 괄목상대할 만한 수준이다. 2019시즌 KT 소속으로 27경기에 나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던 알칸타라는 올해 25일 현재 두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모든 면에서 한층 발전한 모습이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50.5km였던 알칸타라는 올해 이를 약 2km 가까이 끌어올렸다(152.3km).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도 138.2km로 지난 시즌 136.8km보다 1km 이상 빨라졌다.
새 팀에서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다. 지난해 패스트볼(32.9%) 못지않게 변종 패스트볼 구종 중 하나인 싱커(29.5%)를 많이 구사했던 알칸타라는 올해 싱커의 비중을 확 줄였다. ‘평균’ 150km를 넘는 위력적인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이고(40.6%), 다른 구종의 예리함을 다듬었다. 이 결과 정통 패스트볼이 한결 묵직해졌고 슬라이더는 좀 더 빨라졌다. 올 시즌 알칸타라의 싱커 비율은 17.7%로 슬라이더(26.1%)보다도 적다.
디펜딩 챔피언인 두산 타자들의 화끈한 화력 지원도 알칸타라의 기를 살리고 있다. 지난 시즌 KT에서 경기당 4.59점을 지원받은 그는 올해 두산에서 경기당 8.68점의 높은 득점 지원을 받고 있다. 리그 모든 투수를 통틀어서 1위다.
투수 친화적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두산 야수들의 지원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원투펀치를 모두 교체했다. 특히 에이스 린드블럼(33)이 빅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큰 공백이 예상됐다. 지난해 11승을 거둔 알칸타라를 데려왔지만 주변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KT가 쿠에바스(30)와 저울질하다 ‘버린’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린드블럼이 두산으로 팀을 옮긴 뒤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의 특급으로 성장한 것처럼 알칸타라 또한 ‘두적화(두산 최적화)’를 거치며 지난 시즌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잊게 해주는 알칸타라의 호투 덕에 두산도 시즌 초반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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