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 맨 꼭대기를 지키려는 ‘사자’와 가장 높은 곳으로의 승천을 꿈꾸는 ‘용’이 격돌한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의 ‘2강 체제’를 구축한 선두 전북(승점 21)과 2위 울산(승점 20)은 28일 오후 6시 울산의 안방인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모기업이 현대자동차(전북)와 현대중공업(울산)이어서 ‘현대가(家) 더비’로도 불리는 이 경기는 나란히 그라운드 복귀를 앞둔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과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울산)의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K리그 최고령 이동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교육 참가로 인해 16일 포항(2-1 전북 승), 21일 광주(1-0 전북 승)와의 경기에 결장했다. 득점 4위(4골)인 간판 공격수 이동국의 공백 속에 전북은 2경기 모두 1점 차의 ‘진땀 승’을 거뒀다. 교육을 마치고 25일 팀에 합류한 이동국은 “선두를 다투는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팀의 기세가 달라진다. 좋은 기세를 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8라운드까지 울산은 19골로 팀 득점 1위, 전북은 13골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화력 대결’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자’ 이동국은 탄탄한 팀플레이로 ‘용(이청용)의 울산’을 압도하겠다는 각오다. “보통 용은 혼자 싸우지만 사자는 동료들과 협력해 사냥을 한다. 축구는 팀 스포츠인 만큼 사자가 더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 생활을 마치고 올 시즌 K리그로 돌아온 미드필더 이청용(2골)은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를 바탕으로 팀 공격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청용은 과거 FC서울 소속이었을 때 K리그에서 이동국과 두 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이동국이 성남 소속이었던 2008년 10월에는 이청용이 1도움을 기록한 서울이 1-0으로 이겼다. 2009년 5월에 열린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는 둘 다 공격 포인트가 없었지만 이동국의 전북이 2-0으로 승리했다.
포항전(6일)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3경기 연속 결장했던 이청용은 전북전을 통해 복귀할 예정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청용은 현재 팀 훈련과 자체 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에 패하면서 승점(79점)이 같은 전북에 다득점(전북 72골―울산 71골)에서 밀려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맞대결(1-1 무) 이후 7개월 만에 전북을 상대하는 김 감독은 “전북에 이동국이 돌아와 긴장도 되지만 우리 수비수들이 잘 막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인 울산은 전북과 최소 실점 공동 1위(4실점)에 올라있다. K리그 역대 상대 전적은 울산이 36승 26무 35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한편 27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인천의 ‘경인 더비’가 열린다. K리그1 최다 실점 1위(18실점)의 수모를 겪으며 11위까지 추락한 서울(2승 6패)은 5연패 탈출을, 8경기 연속 무승(2무 6패)으로 최하위(12위)인 인천은 시즌 첫 승을 노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