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안필드 한밤의 환호… 감독 감격의 눈물… NBA스타 제임스 SNS 축하 2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이 결정되자 리버풀 팬들이 안방인 영국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 앞에 모여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리버풀은 1989∼1990시즌에 우승한 뒤 30년 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통산 1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992∼1993시즌에 EPL이 출범한 뒤 첫 우승이다. 오른쪽 위 사진은 스카이스포츠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는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 오른쪽 아래 사진은 우승 축하 메시지가 적힌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SNS 게시물. 리버풀=AP 뉴시스·스카이스포츠 트위터·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믿을 수 없다. 스티븐 제라드(40)와 케니 달글리시(69·이상 영국)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
위르겐 클로프 감독(53·독일)은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동안 답하지 못했다. 눈물을 훔치고서야 리버풀의 전설 두 명의 이름을 대고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해 “모이지 말고 집에서 축하해 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30년을 기다린 리버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잔여 경기 기준 최단 기간 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은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EPL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첼시의 경기에서 맨시티가 1-2로 패함에 따라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28승 2무 1패(승점 86)로 선두를 달리던 리버풀은 이날 맨시티가 승점 63(20승 3무 8패)에 그치면서 남은 7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상에 올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시작된 1888∼1889시즌 이후 처음이다. 기존 기록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0∼2001시즌), 맨시티(2017∼2018시즌) 등이 갖고 있던 5경기를 남긴 상태에서의 우승이었다.
리버풀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달글리시가 선수 겸 감독으로 뛰었던 1990년이었다. 1992∼1993시즌 EPL 출범 뒤로는 우승한 적이 없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였던 제라드는 1998년부터 17시즌 동안 리버풀 간판스타로 뛰었지만 우승 경험이 없다. 클로프 감독이 언급한 달글리시와 제라드는 마지막 영광과 불운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클로프 감독은 2018년까지 수비력 강화에 힘쓰며 공수 균형을 갖추려 애썼다. 리버풀은 2017∼2018시즌 4위에 머물렀으나 2018∼2019시즌 EPL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력이 급상승했다.
리버풀은 2017년 말 당시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인 7500만 파운드(약 1114억 원)에 센터백 버질 판데이크(29·네덜란드)를 사우샘프턴에서 데려왔다. 여기에 수비수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오른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22·영국)와 왼쪽 풀백 앤드루 로버트슨(26·영국)이 버티는 수비진은 EPL 최고 수준이다.
공격진에는 이날 현재 시즌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무함마드 살라흐(28·이집트·17골), 6위인 사디오 마네(28·세네갈·15골), 23위인 호베르투 피르미누(29·브라질·8골)가 버티고 있다. 리버풀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70골을 넣고 21실점 했다. 이날 현재 팀 최다 득점 2위, 최소 실점 1위다.
화려한 과거로 인해 언제나 우승 기대를 갖게 하던 리버풀은 오랫동안 부진하면서 오히려 조롱거리가 되곤 했다. 리버풀 팬이 된다는 것은 우직하다는 뜻과도 통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팬들은 클로프 감독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안방인 리버풀 안필드에 모여 깃발을 흔들고 폭죽을 터뜨렸다. 리버풀 지분 2%를 갖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36)도 “챔피언이 됐다. 레츠 고”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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