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재 홈런 부문 1위는 KT 위즈의 외국인 타자 로하스다. 45경기에 출전한 로하스는 16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스위치히터(우투양타)인 로하스는 어느덧 KBO리그가 4년째인 장수 외국인 선수다.
데뷔 첫해 18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로하스는 2018년 43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공인구의 반발력 저하로 투고타저 현상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에는 홈런수가 24개로 뚝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다시 위용을 회복한 모양새다.
LG 트윈스 라모스와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13개로 공동 2위를 달리는 중이다.
멕시코 출신 1루수인 라모스는 193㎝ 115㎏의 탄탄한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홈런 생산 능력은 이미 미국에서 검증을 마쳤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진입의 마지막 단계인 트리플A에서 30홈런(105타점)을 기록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불리함을 특유의 파워로 극복하는 중이다.
국내 대표 중장거리 타자인 나성범은 업그레이드 된 힘을 바탕으로 초반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날리다시피 했지만 힘을 싣는 법을 터득하면서 홈런수가 늘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그동안 본인의 힘과 타구 스피드에 비해 홈런이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비거리와 타구 속도가 늘었다. 헛스윙 비율은 높지만 홈런으로 연결되는 타구가 많아졌다. 컨택트 포인트가 정립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금의 기세라면 커리어 하이인 2014년의 30개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는 지난해 홈런왕인 박병호(키움)다. 현재 11개로 터커(KIA)와 공동 4위다.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부터 아치를 그려내며 ‘역시 박병호’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이후 행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박병호는 5월 치른 24경기에서 타율 0.212에 그쳤다. 배트에 공을 맞히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홈런 생산 또한 줄었다. 박병호의 5월 홈런은 5개.
키움 손혁 감독은 박병호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번, 5번 타순 배치라는 극약처방까지 들고 나왔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결국 박병호는 손목 통증 등의 이유로 지난 17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쉬면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은 박병호는 복귀 후 본연의 모습을 원 없이 선보이고 있다.
복귀 첫 날인 20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손맛을 봤고 23일 LG 트윈스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25일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9회초 역전 만루 홈런까지 선보였다. 복귀 후 6경기에서 그려낸 아치는 총 4개다.
박병호에게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의 행보에 한국프로야구 역사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2012년 첫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이후 4년 연속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MLB 진출로 잠시 공백기를 가진 박병호는 지난해 33홈런으로 통산 5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병호가 올해 트로피 사수에 성공할 경우 이승엽(은퇴)을 넘어 역대 최다 홈런왕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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