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우승
1타차 1위로 앞서가던 김지영… 박민지에 마지막홀서 동타 허용
2차연장서 6m이글로 시즌 첫 승
준우승만 9차례 질긴 징크스 깨고 37개월만에 감격의 통산 2승
6m 거리 이글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지영(24·SK네트웍스)이 오른손 주먹을 움켜쥐었다. ‘준우승 전문’이라는 꼬리표를 날려버린 속 시원한 한 방이었다.
김지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8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박민지(22·NH투자증권)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3년 1개월 만의 우승을 이루며 총상금 7억 원 중 우승상금 1억4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2016년부터 투어에서 뛴 김지영은 그동안 준우승에 익숙했다. 지난해에만 준우승을 4차례 하는 등 총 9차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7년 이 대회에서도 2등을 했다. 반복된 준우승의 아쉬움에 김지영은 멘털 트레이닝에 시즌 전 스윙까지 바꿔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이달 중순 제주도에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선두로 나서고도 악천후에 따라 대회가 1라운드 기준으로 마무리되면서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불운의 그림자가 길어지는 듯했다.
2타 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김지영은 이날 2∼5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가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우승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5·445m)에서 박민지가 버디를 하며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차 연장은 둘 다 버디로 균형을 이뤘다.
2차 연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박민지가 세컨드 샷 실수로 카트 도로 밖으로 공을 보내며 흔들린 사이 김지영은 특유의 장타에 힘입어 185m를 남기고 안정적으로 투온에 성공해 이글을 낚았다. 연장에서 이글로 승부가 갈린 건 2018년 3월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우승 장하나) 이후 2년여 만이다.
지난해 우승 없이도 상금 랭킹 9위에 올랐던 김지영은 “첫 우승 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이글로 우승하니 그 나름으로 멋있는 듯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연장전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상실됐고 심리적으로 불안해 미스 샷이 나왔다. 매 대회 불안감을 느끼며 출전했지만 이제 우승도 한 만큼 앞으로 즐기다 보면 다음 우승 기회도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이소미(21)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 연장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보기를 하면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효주(25)는 이날 9번홀까지 마친 뒤 목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