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옥수수밭 야구장’ 매치
화이트삭스 상대는 양키스였지만 일정 안맞아 세인트루이스로 변경
“네가 구장을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다(If you build it, they will come).”
1989년 개봉한 미국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을 상징하는 대사다. 이 영화에서 레이 킨셀라(케빈 코스트너 분)는 자신이 가꾸던 옥수수 밭에서 이런 계시를 듣고 야구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1919년 월드시리즈 승부 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됐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이 야구장에 나타났다.
“네가 구장을 지으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사진)이 올 것이다.” 이 대사는 이제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NBC방송은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서 꿈의 구장 경기를 예정대로 8월 14일(한국 시간)에 진행하기로 했다. 그 대신 상대 팀을 뉴욕 양키스에서 세인트루이스로 바꾼다는 계획”이라고 2일 보도했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이 영화 개봉 30주년을 맞아 ‘꿈의 구장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실제 영화 촬영지였던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의 옥수수 밭에 야구장을 만들어 화이트삭스와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구단 양키스가 맞대결을 벌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약간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메이저리그는 이달 24일 또는 25일 개막하지만 리그에 관계없이 같은 지구 소속 팀끼리만 정규리그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소속이고 양키스는 같은 리그 동부지구 소속이라 맞대결을 벌일 수가 없다.
그래서 양키스를 대신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세인트루이스가 새 매치업 상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만약 등판 일정이 맞는다면 김광현이 이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 1919년 화이트삭스와 월드시리즈 맞대결을 벌인 팀은 세인트루이스가 아니라 신시내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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