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콜-용평리조트오픈 통산 5승째… 3R 4연속 버디 등 1타 차 감격
2014년 데뷔 땐 고진영과 대등… 2017년 4월 이후 기나긴 슬럼프
우승을 결정짓는 50cm 남짓한 파 퍼트를 앞두고 김민선(25·한국토지신탁)은 신중하게 자세를 고쳐 잡았다. 평소 실수가 자주 나오던 거리였기에 더 집중했다. 라운딩 내내 별다른 표정 없이 경기를 치르던 김민선은 공이 홀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비로소 두 주먹을 움켜쥐며 웃었다. 2017년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3년 3개월의 긴 우승 가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김민선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에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선은 5일 강원 평창 버치힐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 성유진, 이소영을 1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신인 풍년’으로 불리던 2014년 데뷔한 김민선은 데뷔 첫해부터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신인상 포인트 3위에 올랐다. 2017년까지 4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후 긴 부진의 터널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티샷에서 시작된 어려움이 모든 샷으로 번지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어쩌다 선두권에 가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다니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사이 2014년 김민선(2218점)보다 신인상 포인트에서 불과 3점 앞섰던 2위 고진영(2221점)은 국내 무대를 넘어 세계 랭킹 1위로 발돋움했다. “다시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수백 번은 물어봤다”고 말할 정도로 김민선에게 우승은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지난해 우승 없이 1차례 준우승에 그쳤던 김민선은 다시 돌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날 2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1타 차 선두였던 김민선은 이날 8∼11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따내며 차근차근 우승 트로피에 다가섰다. 12번홀(파3), 15번홀(파4)에서 파 퍼트를 놓치며 잠시 흔들렸지만 집중력을 유지했다. 결국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0.6야드(약 50cm) 파 퍼트를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회 뒤 김민선은 “(5월) KLPGA 챔피언십부터 1m 이내 짧은 거리에서 퍼트를 하면 (부담감에) 몸이 움찔거렸다. 압박이 심한 거리에서 퍼트에 성공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에 2승을 한 적이 없어서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며 목표도 밝혔다.
우승은 놓쳤지만 신인들의 활약도 빛났다. 톱10 중 절반인 다섯 자리에 신인이 이름을 올렸다. 노승희, 이슬기, 현세린이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공동 4위, 유해란이 공동 7위(8언더파), 전예성이 공동 9위(7언더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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