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이적하는 라이프치히, 33세 명장 나겔스만도 화제
29세때 약체 호펜하임 맡아… 다음 시즌 1부 4위까지 올려놔
멀티플레이 강조 지휘 스타일, 종횡무진 황희찬과 잘 맞을 듯
‘황소’ 황희찬(24)이 ‘젊은 천재’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33·독일)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로의 이적을 앞둔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2019∼2020시즌을 마치고 7일 귀국했다. 2015년 유럽 생활을 시작한 잘츠부르크에서 45골(125경기)을 터뜨린 황희찬은 이제 빅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황희찬 측 관계자는 “라이프치히가 조만간 공식 입단 발표를 할 것”이라며 “황희찬은 당분간 자가 격리를 포함해 국내에 머물다 라이프치히의 소집 일정에 맞춰 출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희찬의 이적료는 1500만 유로(약 202억 원)로 추정된다. 라이프치히는 1부 승격 첫 시즌인 2016∼2017시즌 준우승을 시작으로 꾸준히 분데스리가 상위권(2019∼2020시즌은 3위)에 오른 ‘신흥 강호’다.
라이프치히의 지휘봉은 1987년생의 젊은 명장인 나겔스만이 잡고 있다. 현역 선수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박주호(울산) 등과 동갑이다. 무릎 부상으로 21세 때 선수 생활을 접은 나겔스만은 비디오 분석관, 스카우트, 프로 산하 유소년 팀 감독으로 활동하다 2015∼2016시즌 도중 역대 분데스리가 최연소 감독 2위에 해당하는 29세의 나이로 약체 호펜하임의 사령탑에 올랐다. ‘풋내기 사령탑’의 부임을 두고 당시 독일 언론은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쇼”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퇴근 후 자택 욕조에 누워서도 전술을 연구하는 열정을 보인 나겔스만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 시즌 강등권에 놓여 있던 호펜하임의 1부 잔류(15위)를 이끈 데 이어 다음 시즌에는 호펜하임을 리그 4위에 올려놨다.
독일축구협회 지도자 자격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도 한 그는 ‘훈련장의 혁신가’로 불린다.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훈련장에 나타나 선수들과 격 없이 대화를 나누는 신세대 감독은 드론을 띄워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한 뒤 자료로 활용하고, 거대한 ‘비디오월(대형 스크린)’을 훈련장에 세운 뒤 4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선수들과 함께 보며 전술 토의를 한다. 나겔스만 감독은 이렇게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전형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의 특성과 경기 흐름에 맞춘 전술을 사용한다. 호펜하임을 떠나 라이프치히의 지휘봉을 잡은 이번 시즌에 그는 팀을 리그 3위로 이끌었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잉글랜드)을 꺾고 8강에 올라 있는 상태다.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황희찬은 나겔스만 감독이 선호하는 멀티플레이어다. 수비 가담도 적극적인 황희찬의 특성도 강한 전방 압박을 강조하는 나겔스만 감독의 성향과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4-4-2, 3-5-2 등 여러 전형을 사용하는 나겔스만 감독인 만큼 황희찬은 전술 소화력을 높일 기회를 얻었다. 황희찬의 발전은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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