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첫 청백전 5이닝 소화
볼넷 없이 4피안타 4K 1실점… 뒤숭숭한 상황에도 건재 과시
“아내와 딸 건강 걱정되지만 주5회 훈련 등 철저히 준비”
야구에만 집중하기 힘든 시절이다. 하지만 ‘클래스’는 여전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이 메이저리그(MLB)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방구장에서 치른 첫 청백전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1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없었다. 투구 수 59개 가운데 4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류현진은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안방인 로저스센터에서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27일에 예정됐던 개막전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남아 개인 훈련을 진행하다가 최근 캐나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 토론토에 입성할 수 있었다. 뒤숭숭한 상황 속에서도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한 류현진은 이날 등판에서 흔들림 없는 제구 등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후 현지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류현진은 “개막이 연기되면서 페이스 조절에 노력하다가 이후 일주일에 5회 규칙적으로 훈련하며 몸 상태를 유지했다. 지금은 개막전에 맞춰 이닝과 투구 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개막 예정인 MLB는 팀당 60경기씩 치르는 ‘초미니 시즌’으로 열린다.
‘선수’가 아닌 ‘부모’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류현진은 5월 아내 배지현 씨 사이에서 딸을 낳아 아빠가 됐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해 류현진은 “아내와 새로 태어난 아기의 건강이 가장 걱정됐다.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아직도 (현 상황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시즌 포기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시즌이 진행될 때도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토론토로 이동했지만 아내와 딸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류현진이 로저스센터 마운드에 설지는 미지수다. 토론토가 개막 이후 이곳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캐나다 정부가 원정팀 자가 격리 기간을 해제해주는 ‘특혜’가 필요한데, 아직 캐나다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토론토 구단은 미국 뉴욕주 버펄로 등 미국 내 대체 안방구장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 류현진은 “캐나다 정부와 구단이 결정하는 문제”라며 무대에 개의치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것임을 다짐했다.
STL 광속구 조던 힉스 불참 선언
한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동료이자 170km에 육박하는 광속구를 던지는 마무리 투수 조던 힉스(24)는 올 시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는 “건강 문제로 힉스가 2020시즌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지난시즌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힉스는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속하는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MLB 노사협약에 따라 기저질환자는 시즌에 불참하더라도 연봉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김광현의 보직도 선발이 아닌 롱릴리프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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