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천재’ 이창우, 11버디 깜짝샷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7일 03시 00분


KPGA 오픈 with 솔라고CC 첫날
부진늪 빠져 3년여 2부투어 활동, 챌린지투어 우승후 자신감 회복
“드라이버샷 잘돼” 22점 단독선두… 이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새 방식에 선수들 공격적 플레이… 김주형, 보기 4- 버디 4 공동 84위

주니어 시절 ‘골프 천재’로 불렸던 이창우가 16일 충남 태안의 솔라고CC에서 열린 KPGA 오픈 with 솔라고CC 1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주니어 시절 ‘골프 천재’로 불렸던 이창우가 16일 충남 태안의 솔라고CC에서 열린 KPGA 오픈 with 솔라고CC 1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대부분의 프로 골프 대회는 스트로크 플레이(타수에 따라 순위를 정하는 방식)로 치러진다.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지키는 골프’를 한다. 파를 지키기 위해 플레이가 소극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16일 충남 태안 솔라고CC(파72)에서 열린 ‘KPGA 오픈 with 솔라고CC’는 달랐다. 이번 대회는 국내 최초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파를 적어 내면 0점으로 점수가 없다. 버디는 2점, 이글은 5점, 앨버트로스(한 홀의 기준 타수보다 3개가 적은 타수로 홀인하는 것)는 8점이다.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하는 모두 ―3점으로 처리한다. 버디 이상을 잡아야 점수를 얻을 수 있기에 ‘공격, 앞으로’를 모토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선수는 ‘촉망받던 유망주’ 이창우(27)였다. 이창우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잡았다. 11언더파 61타를 친 그는 22점을 얻으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창우는 경기 후 “드라이버 샷이 잘돼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창우는 많은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세컨드샷으로 공을 홀컵에 바짝 붙였다.

한때 남자 투어를 이끌어갈 유망주 소리를 듣던 이창우는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며 2018년에는 2부 투어에서 뛰기도 했다. 이창우는 “2부 투어인 ‘KPGA 챌린지투어(현 스릭슨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하면서 골프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이 다시 생겨났다”며 “‘할 수 있다’는 느낌과 함께 늘어난 연습량 덕분에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그는 “경쟁자들을 앞서 나가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코스를 공략했다”며 “이번 대회는 다른 대회에 비해 긴장감이 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2개를 묶어 19점(8언더파 64타)으로 2위에 오른 김민규(19)나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16점(7언더파 65타)을 획득해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상현(37) 등도 평소보다 더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창우는 “박상현 프로가 이글을 잡은 17번홀(파5)에서 나는 파에 머물렀다. 평소 같았으면 2타 차라 별 느낌이 없었을 텐데 단숨에 5점 차이가 나게 되니 ‘어? 뭐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남은 라운드 파5 홀에서는 버디보다 이글을 노리는 과감한 승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연소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골프의 신성’ 김주형(18)은 이날 보기 4개와 버디 4개로 4점에 그치며 공동 84위를 기록 중이다. 김주형은 이날 전반 9개 홀에서만 보기 4개를 범했다. 이번 대회에서 60위 이하는 컷 탈락한다.

태안=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한국 남자#골프#신성#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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