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최고 흥행 카드가 될 ‘쌍용 더비’가 성사됐다. FC서울이 마침내 기성용(31)을 품으면서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이청용(32)과 맞대결이 현실로 이뤄졌다.
서울은 19일 “기성용과 입단 계약 조건에 최종적으로 상호 합의했다”라며 “20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기성용의 입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기성용은 2009년 서울을 떠나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후 11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전날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직후 기성용 영입과 관련해 “상당 부분 근접했다”라고 밝혔던 서울은 하루 만에 합의 사실을 공개하며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기성용이 서울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올해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떠나 국내 복귀를 추진했던 기성용은 친정팀 서울과 우선 협상을 벌였다.
2009년 12월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서울과 ‘국내 복귀 시 우선 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과 더불어 26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달았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전북 현대와도 이적을 논의했지만, 거액의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내 복귀 계획을 철회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와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을 놓친 서울 구단 프런트는 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후 서울과 평행선을 달리던 기성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스페인 라리가가 중단된 데다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마요르카와 지난달 계약을 만료하고 귀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중동 등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자 기성용은 다시 서울과 협상을 진행했고, 결국 합의에 이르며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기성용의 복귀로 한동안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이청용과의 ‘쌍용 더비’가 성사됐다.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2009년 잉글랜드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했던 이청용은 지난 3월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울산에 입단했다.
이청용 역시 친정팀 서울과 위약금이 존재했지만, 기성용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6억원 수준으로 울산 입단에 큰 문제가 없었다.
울산 이적 당시 기성용의 국내 복귀 무산을 지켜봤던 이청용은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다시 국내에서 같이 뛸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국 축구에 있어 특별한 선수인 성용이가 K리그에서 뛰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절친과 재회를 희망한 바 있다.
이청용의 바람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기성용이 서울로 돌아오면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가 함께 K리그 그라운드를 누비는 장면을 11년 만에 볼 수 있게 됐다.
최초의 ‘쌍용 더비’가 펼쳐질 울산과 서울의 경기는 내달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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