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3M오픈서 PGA 최장거리 파
파5홀 티샷, 휘어 워터해저드로… 세번째 샷도 그린에 21야드 못미쳐
마지막 샷 그린 떨어진후 홀컵 ‘쏙’
4오버파 143위… 컷 통과는 힘들듯
물에 두 번이나 공을 빠뜨리고도 파를 낚았다. 주말 골퍼라면 멀리건이라도 받아야 가능한 스코어. 하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배상문(34)이다.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TPC트윈시티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M오픈 1라운드. 18번홀(파5·599야드)에서 친 배상문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드롭한 뒤 250야드를 남기고 그린을 직접 노린 3번째 샷을 했지만 짧아서 다시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퐁당퐁당’에 하늘을 원망할 만한 상황. 스코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듯 보였다. 추가 벌타에 이어 재드롭을 한 뒤 250야드를 남긴 서드 샷과 비슷한 지점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을 쥐고 5번째 샷을 했다. 이번엔 달랐다. 그린에 떨어져 굴러간 공은 홀 안으로 사라졌다. 마치 앨버트로스처럼 짜릿한 파였다.
배상문이 250야드 거리에서 기록한 파 세이브는 PGA투어가 선수들의 샷 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장거리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스티븐 보디치(37)가 2011년 RBC 헤리티지에서 기록한 176야드였다.
PGA투어 2부 리그인 콘페리 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상문은 2월 푸에르토리코오픈 이후 5개월 만에 PGA투어에 출전했지만 컷 통과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진기록으로 PGA투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나 이날 버디 2개, 보기 3개, 트리플보기 1개를 묶어 4오버파 75타로 공동 143위에 자리했다.
리치 워렌스키(29·미국)가 버디 9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3타를 기록해 단독 선두에 나섰다. 2014년 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워렌스키는 생애 첫 우승의 희망을 키우게 됐다. 대회 첫날 홀인원도 나왔다. 4년 만에 투어에 복귀한 보 반 펠트(45·미국)는 195야드짜리 파3인 8번홀에서 아이언으로 친 샷을 홀에 넣었다.
2016년 2월 AT&T페블비치 프로암 이후 부상과 성적 부진 등으로 정규투어에 나오지 못했던 그는 첫 라운드를 공동 10위(5언더파 66타)로 마쳤다.
한편 세계랭킹 4위이자 13시즌 연속 우승 행진 중인 더스틴 존슨(36·미국)은 1라운드 직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존슨은 이날 18번홀에서 3차례나 공을 물에 빠뜨리며 쿼드러플 보기를 하는 등 7오버파 78타를 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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