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29·탬파베이·사진)이 휴식기 동안 어디서 ‘폴리주스’라도 구한 걸까. 폴리주스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법의 약(藥)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메이저리그 개막이 넉 달 가까이 늦어진 사이 왼손 타자였던 최지만이 양쪽 타석에 번갈아 서는 ‘스위치 타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한국 시간) 전했다.
최지만은 팀이 토론토를 6-5로 꺾은 이날 안방 경기에서 6회말 공격 때 토론토 투수 앤서니 케이를 상대로 오른손 타자 타석에 들어서 비거리 131m짜리 시즌 첫 홈런(통산 37호)을 때렸다. 최지만이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오른손 타자로 안타를 때린 것도, 출루에 성공한 것도 이 홈런이 처음이었다. 최지만은 경기 후 “그저 스윙을 했을 뿐인데 볼이 담장 바깥으로 날아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최지만은 이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총 860번 타석에 들어섰는데 전부 왼손 타자 자리였다. 1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날 첫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토론토 벤치가 두 번째 투수로 왼손 투수 케이를 마운드에 올리자 최지만은 오른손 타자로 변신했다. 오른손 타자로 처음 나선 3회말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바로 그 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최지만은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OPS(출루율+장타율) 0.844를 기록했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0.584에 그쳤다. 이 때문에 왼손 투수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5일 개막전에서도 토론토가 왼손 투수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우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 역시 “이번 시즌 최지만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왼손 투수 상대 약점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결국 최지만이 찾은 돌파구는 스위치 타자 변신이었다. 최지만은 이날 경기 후 ‘앞으로도 계속 스위치 타자로 나설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자 웃으면서 “아마도(Maybe)”라고 답했다.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스위치 타자로 뛴 적이 있다. 오른손 타석에 54차례 들어서 통산 타율 0.296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은 왼손 타석에만 집중했다. 다만 올해 연습 타격 때 종종 우타석에 들어섰고, 팀 자체 청백전에서도 오른손 타석에서 2루타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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