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러셀 “‘형님’ 박병호, 적응에 큰 도움될 듯”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8일 22시 34분


"앞 타자 고의4구 자존심 안 상해"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출신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일까.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에게 KBO리그 데뷔전이라는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존재감을 맘껏 발현하며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러셀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3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러셀의 KBO리그 입성 후 첫 경기였다. 지난달 말 키움과 계약한 러셀은 이달 8일 입국,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펜션에서 2주 간 자가격리를 거쳤다.

25일과 26일 퓨처스(2군)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익힌 러셀은 이날 1군에 등록됐다.

4번타자 이정후, 5번타자 박병호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을 담당한 러셀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덕분에 키움은 두산을 6-2로 잡고 3위를 탈환했다.

러셀은 “한국와서 즐기면서 경기를 하고 싶었다. 팬들도 오셨는데 첫 경기를 이겨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MLB에 몸담던 지난해 9월29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10개월 만에 공식 경기를 소화한 러셀은 “다음에 언제 야구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다시 뛸 기회가 와서 기쁘다”면서 남다른 기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첫 두 타석에서 범타에 그친 러셀은 0-2로 뒤진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빠른 공을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보냈다.

러셀은 상대 실책과 박동원의 안타, 김혜성의 희생 플라이로 첫 득점도 맛봤다.

9회에는 타점까지 신고했다. 2-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1사 2,3루에서 김하성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앞서 홈런을 친 김하성보다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러셀을 택한 것이다. 베이스를 모두 채우고 더블 플레이 기회를 잡겠다는 의중도 담겨있다.

하지만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러셀은 이형범에게 좌전 안타를 날렸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면서 승부를 키움 쪽으로 기울었다.

러셀은 마지막 타석 상황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임하려고 했다. 뭔가 큰 것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추가점을 위해 내가 할 일을 하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자동 고의4구로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에는 활짝 웃은 뒤 “아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다른 리그에서 존중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곳 문화에 맞춰 적응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러셀은 유격수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자랑했다. 4회 발 빠른 타자 정수빈을 내야 안타로 내보낸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깔끔했다.

러셀은 “우리 내야진이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1루, 2루, 유격수, 3루 뿐 아니라 포수도 좋다”면서 “유격수와 2루수 등 어느 포지션으로 나가든지 잘해서 잘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스카우트에게 ‘형님’이라는 말을 배워 사용할 정도로 러셀의 적응 속도는 빠른 편이다. 박병호와의 대화를 소개할 때도 러셀은 그를 ‘형님’이라고 칭했다.

러셀은 “루틴과 사소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손혁 감독은 “러셀이 깔끔한 수비를 보여줬고 공격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모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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