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장가·엘롯기’ 윌리엄스 감독의 ‘알쓸신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7월 31일 05시 30분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빠르게 한국문화에 적응하고 있다. 음식은 물론 각종 속설까지 섭렵하며 배움의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빠르게 한국문화에 적응하고 있다. 음식은 물론 각종 속설까지 섭렵하며 배움의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오늘 또 하나를 배웠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55)은 새로운 한국문화를 한 가지씩 알게 될 때마다 꼭 “배웠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메이저리그 선수·감독 출신인 그는 올해 KBO리그 KIA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낯선 땅 한국에 거주하게 됐다. KBO리그와 한국문화에 적응하려면 비단 외국인선수들만이 아니라 윌리엄스 감독으로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모든 것을 익힐 필요가 있다.

놀랍게도 윌리엄스 감독은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은 채 한국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빈 수프(bean soup)를 잘 먹는다. 된장찌개와 청국장을 정말 좋아한다”며 일단 음식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음을 드러냈다.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음식을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는 ‘쌈’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에게도 생소할 수 있는 여러 지식에 대한 배움의 의지도 불태우고 있다. 소위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같은 경우도 그에게는 모두 새로운 배울거리인 ‘지식’이다.
KIA는 최근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많은 경기의 우천취소를 겪었다. 28, 29일에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KT 위즈와 홈경기가 국지성 호우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통에 좀처럼 예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맑은 날씨를 보였다가도 갑작스러운 폭우로 그라운드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곤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날씨와 관련해 “오늘 하나 또 배웠다”며 취재진에게 먼저 얘기를 꺼냈다. 그는 “이렇게 햇빛이 나오는 가운데 비가 내리면 한국은 그 날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표현한다더라. 참 재밌는 표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KIA의 상징 동물인 호랑이가 최근 날씨와 연관돼 들리니 그로선 신선한 지식으로 다가온 듯했다.

한국야구에서만 들을 수 있는 표현에 대해서도 윌리엄스 감독은 연신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국내 최고 인기팀들이자 암흑의 시기를 함께한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를 묶는 표현 ‘엘·롯·기’에 대해 여러 궁금증을 보이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혹시 시즌이 끝난 뒤 성적이 달라지면 부르는 표현이 바뀌기도 하는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진 않다’는 답변을 들은 뒤에는 “워낙 열성적인 한국 팬들이 있는 덕분 아니겠는가. 인기가 매우 많은 팀들이라고 들었다. 물론 우리 KIA 팬들에 대해선 특히 더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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