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K리그를 선도했던 수원삼성과 FC서울이 동시에 수장 없이 시즌을 치르게 됐다. 수원과 서울의 감독들이 같은 시즌에 중도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은 지난 30일 “최용수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아직까지 차기 감독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올 시즌 K리그에서는 3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지난 6월28일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인천유나이티드를 떠났고, 지난 17일에는 이임생 전 수원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여기에 최용수 감독까지 사퇴하면서 3개 구단이 시즌 도중 수장을 잃었다.
주목되는 점은 ‘슈퍼매치’를 벌이던 명문 수원, 서울의 감독들이 성적 부진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는 것이다. 과거의 수원과 서울을 떠올리면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두 팀에는 국가대표는 물론,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이 즐비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빼어난 경기력으로 K리그를 주도하던 수원과 서울이었다.
두 팀의 경기는 ‘슈퍼매치’로 불리며 수원, 서울 팬은 물론이고 K리그 전체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수원과 서울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모두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에 팬들은 지난 4일 열렸던 두 팀의 맞대결을 두고 ‘슈퍼매치’가 아닌 ‘슬퍼매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수원은 시즌 초반부터 휘청거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2연패를 포함해 총 4연패를 당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조호르에게 당한 1-2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인천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연패를 끊었지만 수원은 이후 단 한 번도 연승을 거두지 못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추락했다.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 팀 내 유일한 국가대표였던 홍철이 울산으로 떠났다.
결국 이임생 감독도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에서 수원은 K리그와 FA컵 등 총 3경기를 치러 1승2패에 그치고 있다. 득점도 단 1골로, 시즌 초반 지적됐던 공격력도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울은 수원보다 더 상황이 안 좋다. 서울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K리그 3라운드까지 2승1패를 기록하면서 상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5월 마지막 경기였던 성남전 0-1 패배를 시작으로 25년 만에 5연패를 당하는 등 날개없이 추락했다.
역시 인천전 1-0 승리로 연패를 끊었지만 이후 6경기에서 K리그2(2부리그)의 대전하나시티즌을 승부차기로 이긴 것 외에는 1무4패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은 3승1무9패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당하면서 11위에 머물고 있다. FA컵에서도 포항스틸러스에 1-5로 참패하는 수모를 당하면서 8강에서 탈락했다.
이젠 명문이 아닌 평범한 팀으로 전락한 수원과 서울로선 대대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27경기로 줄었다. 시즌 절반인 13경기씩 치른 가운데 반등이 늦어지면 2부리그 강등도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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