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11일까지 우천 순연 경기가 단 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다면 이번 시즌 프로야구는 팀당 85경기씩 총 425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총 389경기를 치르는 데 그쳤다. 36경기가 열리지 못한 것은 중부지방 등에 역대 최장 기간(49일) 장마가 찾아오면서 우천 순연 경기가 쏟아진 탓이다. 개막일(5월 5일)부터 49일이 지난 6월 23일까지 우천 순연된 경기는 7경기에 불과했지만 이후 49일 동안에는 29경기가 순연됐다.
기상청에서는 중부지방 장마가 16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우천 순연 경기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올해 제6차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를 열고 당초 9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더블헤더를 일주일 앞당겨 25일부터 편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개막이 늦춰지면서 KBO는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편성을 통해 최대한 일정을 빨리 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혹서기인 7, 8월에는 더블헤더를 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예비일(10월 20일∼11월 2일)에 30경기 이상을 편성하기는 힘든 상황을 고려해 8월에도 더블헤더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현장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가장 많은 11경기가 우천 순연된 롯데가 대표적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10일 두산과의 서울 잠실경기가 우천 순연된 뒤 “장마가 끝나면 혹서기가 찾아오게 된다. 무더위 속에 더블헤더를 치르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그러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라리 11월에 경기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롯데는 남부지방에 자리한 부산을 연고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부지방 장마를 비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물 때는 주로 안방경기 일정이 잡혀 있었던 반면 장마전선이 북상한 뒤로는 수도권 방문경기 일정이 많아 우천 순연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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