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마드리드 꺾고 첫 UCL 4강 진출
1-1서 후반 43분 짜릿한 결승골
천재감독 팔색조 전술-조직력으로 에이스 빠진 악재 뚫고 강호 연파
‘황소’ 황희찬(24)의 새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가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올랐다.
라이프치히는 1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이하 아틀레티코)와의 2019∼2020시즌 UCL 8강에서 2-1로 이겼다. 2009년 창단한 라이프치히는 7년 만에 독일 5부 리그에서 1부 리그까지 쾌속 승격한 팀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1부 리그 3위를 차지하며 ‘신흥 강호’로 떠오른 라이프치히는 창단 11년 만에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UCL에서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라이프치히는 19일 브라질 출신 스타 네이마르가 이끄는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지난달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며 유럽 빅리그에 입성한 황희찬은 UCL 선수 등록 기간이 지난 뒤 팀에 합류한 탓에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그 대신 황희찬은 이날 양복 차림으로 관중석에 앉아 동료들을 응원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그라운드의 동료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며 기쁨을 함께했다.
이번 시즌 34골을 터뜨린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최근 첼시(잉글랜드)로 이적해 공격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은 라이프치히지만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1903년에 창단된 전통의 명문 아틀레티코(UCL 준우승 3회)를 제압했다. 후반 6분 다니 올모가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26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43분 타일러 애덤스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의 지휘봉을 잡은 ‘젊은 천재’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33·독일)은 16강에서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57·포르투갈)의 토트넘(잉글랜드)을 꺾은 데 이어 8강에서 강호 아틀레티코마저 제압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1987년생으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동갑인 나겔스만 감독은 특정 전형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의 특성과 경기 흐름에 따라 여러 전술을 사용하는 감독이다.
무릎 부상으로 21세 때 선수 생활을 접은 그는 비디오 분석관 등으로 활동하다가 2015∼2016시즌 도중 호펜하임(독일)의 지휘봉을 잡으며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훈련장에 드론을 띄워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한 뒤 자료로 활용하는 신세대 감독인 그는 퇴근 후 자택 욕조에 누워서도 전술을 연구하는 열정도 갖고 있다. 라이프치히가 UCL 왕좌에 오를 경우 나겔스만 감독은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이 된다. 나겔스만 감독은 “준결승 상대인 PSG는 스타 선수들이 가득한 팀이다. 철저히 준비해 전력을 다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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