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까지 161야드로 세팅된 3번홀(파3). 김시우(25·CJ대한통운·사진)는 8번 아이언을 꺼내들어 자신 있게 티샷을 했다. 깃대 앞에 떨어진 공은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김시우는 티 박스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던 사람을 통해 비로소 홀인원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제야 웃음을 지었다. 통산 세 번째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선두로 치고 나가는 순간이었다.
김시우가 환상적인 홀인원에 힘입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승을 정조준했다.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지필드CC(파70)에서 열린 윈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김시우는 홀인원에다 버디 7개, 보기 1개로 8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8언더파 192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롭 오펜하임(40·미국), 독 레드먼(23·미국)과 2타 차다.
12번홀(파3)에서도 홀인원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197야드 거리에서 친 티샷이 홀을 돌아 나오면서 불과 14인치(약 35.6cm) 거리를 남겨두고 섰다. 김시우는 4, 5번홀 연속 버디, 15∼17번홀 3연속 버디를 따내는 등 절정의 경기 감각을 발휘했다. 이날 드라이버 비거리 304야드에 페어웨이 안착률 85.71%, 그린 적중률 83.33%를 기록했다.
김시우가 최종 4라운드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면 우승 상금 115만2000달러(약 14억 원)와 함께 통산 3승을 수확하게 된다. 김시우의 최근 우승은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다. 특히 윈덤 챔피언십은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다. 2016년 8월 이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투어 통산 첫 승을 따냈고 지난해에도 5위를 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시우는 “최근 몇 주간 샷 감이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다. 우승 기회가 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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