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손등 부상으로 지난달 10일 1군에 복귀한 LG 이형종이 8월 들어 타율 0.409, OPS(출루율+장타율)
1.185로 맹활약 중이다. 이형종의 활약에 힘입어 LG의 순위도 5위에서 3위로 뛰었다. 17일 아들을 얻은 이형종은 7월에
딸을 얻고 생애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까지 차지했던 두산 허경민처럼 ‘겹경사’를 노리고 있다. 동아일보DB
프로야구 LG는 최근 5연승을 달리는 등 8월 들어 9승 4패(승률 0.692)로 상승세다. 시즌 승률은 17일 현재 0.571. 지난달 31일 5위였던 순위는 3위까지 뛰어올랐다. 멀찌감치 앞선 줄 알았던 선두 NC와의 승차도 ‘3’으로 좁혀졌다.
뜨거운 LG의 8월의 중심에는 돌아온 이형종(31)이 있다. 이형종은 5월 5일 개막을 나흘 앞두고 두산과 연습경기를 치르던 중 두산 투수 이용찬이 던진 공에 왼 손등을 맞아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약 5주 동안의 긴 재활 끝에 지난달 10일이 돼서야 1군 무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개막 전까지 한껏 컨디션을 끌어올려 기대를 모았던 이형종이지만 부상 복귀 직후의 모습은 특별할 게 없었다. 7월 타율은 0.267로 자신의 통산 타율(0.292)을 밑돌았다.
하지만 경기 감각을 회복한 이형종은 8월 들어 확 달라졌다. 8월 첫 경기인 KIA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후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월 12경기의 타율은 0.409에 달하며 OPS(출루율+장타율)는 1.185로 같은 기간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가장 높다.
최근에는 큰 경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4∼16일 열린 선두 NC와의 3연전에서만 8안타를 몰아치며 싹쓸이 승을 하는 데 앞장섰다. 15, 16일에는 이틀 연속 홈런포도 쏘아 올렸다. 한때 독주 체제를 구축했던 NC는 2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지난달 12일 잠실구장에 등장한 이동식 커피차. LG 이형종이 복귀 기념으로 주위에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당시 만삭이던 아내와 함께 준비했다. 동아일보DB한때 야구를 그만두기도 했던 이형종의 대활약 배경에는 가족이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1군 복귀 기념으로 잠실구장 앞에 ‘커피차’를 대절해 팀 관계자들에게 한턱 쐈는데, 당시 만삭의 아내가 이형종과 함께했다. 이형종은 자신을 ‘대박(태명) 아빠’라 부르며 기대감을 표했다. 예정일이던 17일에는 아들을 순산했다. 이형종은 “더 잘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멋진 아빠,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 허경민은 딸을 얻은 지난달 월간 타율 0.494를 기록하며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2012시즌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타율을 기록한 허경민에 대해 야구팬들은 온라인 게임 용어인 ‘버프(Buff·능력치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의미)’를 덧붙여 “허경민이 ‘분유값 버프’를 받았다”고 표현했다. 아빠가 되는 날을 손에 꼽으며 페이스를 끌어올려 온 이형종도 ‘분유값 버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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