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매장 ‘다○소’에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데쿠소’를 만난 상대팀은 빈손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프로야구 KT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발 삼총사 데스파이네(33)-쿠에바스(29)-소형준(19) 얘기다.
KT는 20일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를 3-0로 꺾고 4연승을 질주하며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지켰다. 아직 60경기를 더 치러야 최종 성적을 알 수 있지만 최근 성적을 놓고 보면 창단 첫 가을야구가 꿈만은 아니다.
KT는 7월 1일 이후 이날까지 24승 1무 11패로 승률 0.686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가장 높은 승률로 2위 LG(0.564)를 크게 앞선다. ‘데쿠소’ 트리오는 이 기간 12승 3패, 평균자책점 3.02를 합작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 선발 평균자책점(4.46)보다 1.5점 가까이 낮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던 데스파이네(11승 5패)는 이 기간 최다인 7승(1패)을 거두면서 KT와 계약한 뒤 “20승을 거두겠다”던 약속이 허풍이 아님을 증명했다. 데스파이네는 또 같은 기간 롯데 스트레일리(32)와 함께 가장 많은 탈삼진(56개)을 잡아냈다.
소형준은 이 기간 규정 이닝의 80%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제일 낮은 평균자책점(1.52)을 기록했다. 쿠에바스는 2승 2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3.50)은 데스파이네(3.39)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
‘데쿠소’뿐만이 아니다. KT는 6월까지만 해도 팀 평균자책점이 5.54로 한화(5.83)에 이어 2번째로 점수를 많이 내주는 팀이었다. 하지만 7월 1일 이후 평균자책점이 4.01(1위)까지 내려갔다. 특히 KT 불펜진은 6월까지 평균자책점이 6.10(9위)으로 ‘팀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까지 들었지만 7월 1일 이후에는 3.99(2위)로 상전벽해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7월 이후 KT 불펜진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베테랑 이보근(34)의 합류다. 지난 시즌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이보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7월 1일 잠실 LG전 이후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3의 특급 피칭을 이어가며 불펜의 구심점 노릇을 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KT 마운드에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제4선발 배제성(24)은 20일 한화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5선발 김민수(28)는 이 기간에도 9이닝당 평균 6점 이상을 내주며 좀처럼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과의 맞대결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투수들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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