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벤저스’의 마지막 퍼즐을 꿈꾸는 리베로 박상미[강홍구 기자의 터치네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8일 09시 00분


여자부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의 마지막 퍼즐은 ‘리베로’다. 국가대표 주전인 레프트 김연경(32), 이재영(24)과 세터 이다영(24)이 있는 선발 라인업은 6개 구단 중에서도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라이트 루시아(29), 센터 김세영(39), 이주아(20)도 이미 지난시즌 경쟁력을 입증했다. 관건은 지난시즌 뒤 은퇴한 ‘디그여왕’ 리베로 김해란(36)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보상선수로 이적한 리베로 박상미(26) 역시 자신이 그 마지막 퍼즐이 되길 꿈꾼다. 최근 경기 용인시 팀 체육관에서 만난 박상미는 “보상선수 지명은 구단에서 날 필요로 했다는 뜻이니까 그 부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원래 흥국생명에 있던 선수처럼 녹아들려 노력하고 있다. 적응은 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일날 흥국생명의 지명 소식을 알게 됐다는 박상미는 이번 이적으로 배구인생의 재도약을 꿈꾼다.

‘배구여제’ 김연경과 호흡을 맞추게 된 기대도 드러냈다. 박상미는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연경 언니의 멘탈을 배우고 싶다. 나는 여전히 실수가 두려운데 옆에서 연경 언니가 ‘나도 실수를 한다. 실수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해준다.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상미와 함께 리시브 라인에 서게 될 레프트 김연경과 이재영은 공격은 물론 수비도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상미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게 너무 좋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있다. 그 부담조차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당장 팀 내 주전 경쟁부터 뚫어야 한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현재 주전 리베로 자리를 두고 박상미와 도수빈(22)을 저울질 하고 있다. 박상미는 “수빈이는 위치 선정이 뛰어난 선수다. 나도 내 장점을 살려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팀 분위기를 묻자 “100%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플레이를 하는 분위기다. 훈련이 끝나고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토스, 리시브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답했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을 거쳐 어느새 9번째 시즌을 앞둔 박상미는 “(최근 2시즌) IBK기업은행에서 많은 기회를 얻으면서 정말 ‘배구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동안 기복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연을 맺지 못했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다. 박상미는 “그저 숟가락을 얹기보다는 코트 위에서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매년 ‘지난시즌보다 성장’을 목표로 삼는다는 박상미는 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 흥국생명은 30일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현대건설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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