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의 귀환, 코트 꽉 채운 존재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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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제천컵 현대건설전 출전, 컨디션 아직 안좋아 7점 그쳤지만
7-10 뒤진 2세트 3연속 서브로… 범실 유도하며 순식간에 동점
결국 흥국생명 3-0 완승 이끌어

김연경(오른쪽)이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개막전에서 ‘절친’ 양효진(현대건설)의 블로킹 너머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김연경은 “양효진과 대표팀에서 항상 같은 편이었는데 코트를 마주하고 서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KOVO 제공
김연경(오른쪽)이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개막전에서 ‘절친’ 양효진(현대건설)의 블로킹 너머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김연경은 “양효진과 대표팀에서 항상 같은 편이었는데 코트를 마주하고 서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KOVO 제공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3647일 만에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에 3-0(25-15, 25-13, 25-22) 완승을 기록했다. 김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경험한 건 2010년 9월 5일 당시 컵대회 결승전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당시 일본 JT 마블러스에 임대 중이었던 김연경은 리그 비시즌 기간 친정팀에 합류해 흥국생명에 우승컵을 안기면서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김연경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7득점(공격 5점, 블로킹 1점, 서브 1점)에 그쳤지만 서브 리시브 성공률 54.5%를 기록하는 등 팀 승리의 밑거름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김연경의 존재감이 특히 빛난 건 흥국생명이 7-10으로 뒤지던 2세트 초반이었다. 이 상황에서 흥국생명 서버로 나선 김연경은 세 차례 모두 가볍게 서브를 넣었지만 현대건설은 연거푸 범실을 저지르며 결국 10-10 동점을 허용했다.

팀 득점 후 흥국생명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김연경(가운데). KOVO 제공
팀 득점 후 흥국생명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김연경(가운데). KOVO 제공
김연경은 경기 후 “7월 중순이 되어서야 공을 만지는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 컨디션이 완벽한 상태라고 하기는 어렵다. 대회를 치를수록 더욱 좋은 모습을 선보이겠다”면서 “우리가 무조건 우승한다는 예상이 많아 팀 분위기가 느슨해질 수 있다. 상대가 잘하든 못하든 모든 선수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기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가 프로 팀에서 처음으로 함께 뛰는 공식전이기도 했다. 이재영은 양 팀 최다인 19점(공격 성공률 43.6%)을 올렸고, 이다영도 세트 성공률 44.1%를 기록하면서 자기 몫을 다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가던 KGC인삼공사가 결국 3-2(12-25, 18-25, 27-25, 25-23, 15-11)로 GS칼텍스를 물리쳤다. GS칼텍스는 총점에서 109-97로 앞서고도 경기를 내줬다.

한편 전날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는 한국전력이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을 3-2(25-18, 19-25, 25-20, 23-25, 20-18)로 꺾고 통산 3번째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전력 새 외국인 선수 러셀이 양 팀 최다인 27점을 올렸고 박철우가 24점을 보탰다. 러셀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30표 중 20표를 얻어 대회 MVP로 뽑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배구 여제#김연경#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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