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라시코’. 프로야구 팬들에게 LG과 롯데가 맞붙는 경기를 뜻하는 이 낱말보다 더 긴장과 흥분을 설명하는 다섯 글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사실 이 말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맞붙는 경기를 ‘엘 클라시코’(El Cl¤sico)라고 부르는 데서 가져온 것. 2000년대 초반 롯데가 연거푸 최하위를 차지하던 시절 롯데 팬들은 자기 응원팀을 ‘꼴떼’라고 불렀다. 여기서 유래해 ‘엘롯라시코’ 대신 ‘엘꼴라시코’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엘롯라시코는 원래도 ‘대첩’ 대명사 같은 존재지만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더욱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프로야구 팬을 기다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 두 팀이 엘롯라시코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는지에 따라 최종 순위가 갈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체 일정 가운데 65.7%를 마감한 상태로 8월을 마감하게 됐다.
그런데 LG와 롯데는 아직 6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프로야구에서는 원래 두 팀이 16번씩 맞붙으니까 엘롯라시코는 전체 일정 가운데 37.5%밖에 소화하지 않은 것.
2위 키움, 4위 두산과 현재 모두 2경기 차이인 3위 LG가 남은 기간 가장 많이 맞붙어야 하는 상대가 바로 롯데다. 그다음이 9경기를 남겨 높고 있는 선두 NC다.
5위 KT를 한 경기로 추격 중인 6위 롯데 역시 LG 그리고 NC와 남은 기간 가장 많은 각 10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LG는 상대적으로 승수 쌓기에 유리한 최하위권 두 팀과 80% 가까운 일정을 소화한 상태라 엘롯라시코에서도 밀리면 순위 경쟁에서도 밀릴 개연성이 높다.
LG로서 다행스러운 건 ‘숫자’는 LG 편이라는 사실이다.
남은 두 팀 경기를 10만 번 시뮬레이션 해보면 LG가 우위를 점할 확률이 55.6%가 나온다. 5승 5패를 포함하면 이 비율은 77.7%까지 올라간다. LG가 10전 전승을 기록할 확률은 있어도 롯데가 전승을 기록할 확률은 없다.
물론 야구 경기에서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특히 엘롯라시코에서는 정말 그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를 이끌었던 케이시 스텐겔도 “섣불리 예상하지 말아라. 특히 미래에 대해서(Never make predictions, especially about the future)”라고 말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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