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프로야구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8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8과 3분의 2이닝을 평균자책점 1.57로 막으면서 4승 무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1점대인 선수는 소형준이 유일하다. 4승 역시 다른 투수 4명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해당한다.
소형준의 호투 비결로는 장타 억제를 꼽을 수 있다. 소형준은 8월에 타자 115명을 상대하면서 안타 20개를 내줬다. 이 가운데 장타는 2루타 세 개밖에 없다. 그 덕에 적지 않은 볼넷(9이닝당 3.8개)을 내주고도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좀처럼 장타를 맞지 않는 비결은 새로운 구종 장착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초반에 4승을 거뒀을 때보다 지금이 더 안정적인 투수가 됐다”며 “이전에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속 차가 크지 않았다. 그럴 바에는 슬라이더를 아예 커터처럼 (궤적 변화는 적어도 더 빠르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커터라는 새 무기를 만들면서 본인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뜨거운 상승세를 바탕으로 8월 월간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노려봄 직하다. 소형준이 8월 MVP로 뽑힌다면 프로야구 역사상 첫 고졸 신인 월간 MVP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해태 선동열(1985년 8월)과 삼성 오승환(2005년 8월)이 신인 선수로 월간 MVP를 받은 적이 있지만 이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 프로에 입단한 케이스다. 고졸 신인 출신인 류현진은 프로에 데뷔한 2006년 신인상과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했지만 이해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월간 MVP 제도를 시행하지 않아 수상 기회 자체가 없었다.
소형준이 8월 MVP를 놓친다고 해도 올해 신인상 1순위 후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시즌 8승 5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 중인 소형준은 “감독님께서 ‘신인상이나 10승 같은 목표를 생각하지 말고 한 게임 한 게임 집중해 달라. 그러면 타이틀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조언해 주셨다”면서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적어도 5, 6이닝은 책임지고 내려가겠다’고 다짐할 뿐 개인적인 다른 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월간 MVP 경쟁자로는 NC 나성범이 꼽힌다. 나성범은 8월에 타율 0.371(4위), 9홈런(2위), 29타점(1위), OPS(출루율+장타율) 1.182(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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