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리그에서는 보통 ‘개근상’을 타면 시즌 최다 출전 기록도 세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니까 144경기에 출전하면 최다 출전 기록 선수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팀 경기 숫자(60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전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상태로 말입니다.
후보는 애리조나에서 뛰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1일 마이애미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스탈링 마르테(31).
마르테는 애리조나가 치른 35경기 경기 가운데 33경기에 출전한 뒤 마이애미로 건너가게 됐습니다.
마이애미는 이날까지 30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
따라서 마르테가 마이애미에서 전 경기에 나선다고 하면 63경기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겁니다.
1871년부터 메이저리그 기록을 담고 있는 ‘라만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일은 총 세 차례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메이저리그 올드팬’에게 박찬호 도우미로 친숙한 토드 질(55).
질은 1996년 필라델피아에서 134경기를 소화한 뒤 볼티모어로 팀을 옮겨 29경기에 나서면서 당시 팀당 경기 숫자(162경기)보다 한 경기 많은 163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윌리 몬타네즈(72)도 197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60경기, 애틀랜타에서 103경기를 뛰면서 163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역시 당시 팀당 경기 숫자(162경기)보다 한 경기 많은 기록입니다.
첫 사례는 1979년을 피츠버그(11경기)와 뉴욕 메츠(153경기)에서 보낸 프랭크 타바레스(71)였습니다.
네, 제대로 계산하기 게 맞습니다. 타바레스는 164경기에 나서 팀당 경기 숫자(162경기)보다 두 경기를 더 뛰었습니다.
예전에는 메이저리그도 일몰 등으로 더는 경기를 진행할 수 없을 때 일단 그 게임을 무승부로 처리한 뒤 다시 일정을 잡아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이럴 때 팀은 경기를 치르지 않은 것으로 처리했지만 선수 기록은 인정했기 때문에 총 327명이 팀 경기 숫자보다 개인 출전 기록이 더 많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재일교포 3세였던 김실(53) 전 KIA 코치가 이런 기록을 남긴 유일한 인물입니다.
김 전 코치는 1998년 쌍방울에서 81경기에 출전한 뒤 OB(현 두산)로 트레이드 된 다음 다시 46경기를 소화해 총 127경기를 뛰었습니다.
당시 한국 프로야구 팀당 경기 숫자는 126경기였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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