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책과 아쉬운 주루 플레이 속에서도 ‘에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흔들림이 없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3승째(1패)를 수확했다. 삼진은 8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2개만 내줬다.
토론토의 2-1 승리에서 가장 빛난 것은 류현진이었다. 수비 실책과 주루 미스에도 꿋꿋하게 버티면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2회초 수비 실책이 나왔지만, 류현진은 실점하지 않았다.
2회말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에 우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후속타자 코리 디커슨에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2루수 조너선 비야는 타구를 잘 잡은 뒤 2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송구가 빗나가면서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병살로 연결돼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으나 비야의 실책이 나오면서 무사 1, 2루의 위기가 됐다.
류현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루이스 브린슨에 2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계속된 1사 2, 3루의 위기에서는 호르헤 알파로, 재즈 치점을 열달아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을 흔든 것은 수비 뿐만이 아니었다. 토론토 타선은 아쉬운 주루 플레이 속에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1회초 2사 후 비야가 좌전 안타를 때려냈는데, 욕심이 과했다. 다소 짧은 타구였으나 2루까지 내달리다가 아웃되고 말았다. 찬스를 만들어볼 새도 없이 이닝이 끝났다.
2회초에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회초 2사 후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트래비스 쇼 타석 때 견제사를 당해 비명횡사했다.
토론토는 4회초 2사 후 비야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연속 안타로 2사 1, 3루의 찬스를 일궜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선취점을 뽑을 기회였다.
하지만 역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3루에 있던 비야가 주루사했다. 지나치게 홈쪽으로 치우쳐 있던 비야는 상대 포수의 견제에 걸려 아웃되고 말았다.
주루 미스 속에 토론토 타선이 4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했지만, 류현진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굳건한 모습을 자랑했다.
계속된 류현진의 무실점 투구에 토론토 타선은 5회초 화답했다. 2회초 주루사로 아웃돼 아쉬움을 안겼던 구리엘 주니어가 좌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사실상 원맨쇼를 선보인 류현진에 현지 취재진의 찬사도 쏟아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론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는 선수 중 절반 정도는 류현진에게 저녁을 대접해야 한다”며 “류현진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활약을 펼치는 투수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의 앤드류 스토튼 기자는 “류현진은 여기에 이기러 왔고, 다른 선수들은 지러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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