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의 황소에서 라이프치히(독일)의 황소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황희찬이 독일 무대 첫 공식전에서 곧바로 1골1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라이프치히는 1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독일 뉘른베르크의 막스 모로크 스타디온에서 열린 뉘른베르크(2부리그)와의 2020-21시즌 DFB 포칼 1라운드(64강)에서 3-0으로 승리, 새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선발로 나선 황희찬은 팀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고 쐐기골을 직접 터뜨리는 등 1골1도움과 함께 풀타임을 활약, 승리를 견인했다.
첫 경기부터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신입생 황희찬을 적극 활용했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나겔스만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을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면서 “황희찬은 빠른 스피드를 갖췄고 무게중심이 낮아 상대 수비수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다. 팀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사령탑의 공언대로 황희찬은 선발로 출격해 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첼시로 떠난 티모 베르너의 공백을 메워주길 바라고 영입한 황소가 첫 경기부터 바로 그 자리에 배치됐다.
전반 2분 만에 라이프치히의 첫 골이 터졌다. 상대 수비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라이프치히는 아마두 아이다라가 오른발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에 앞서 황희찬이 먼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에 막힌 장면이 있었다. 황희찬은 공격 시는 물론 소유권이 넘어갔을 때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임했다.
선제골 이후 일방적인 라이프치히 페이스였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오른 라이프치히는 2부 클럽 뉘른베르크가 감당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컸다. 공이 대부분 뉘른베르크 지역, 그것도 박스 근처에서 움직였을 정도로 라이프치히 공격 일변도였다.
황희찬의 움직임도 좋았다. 전반 30분에는 홀로 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 수비수와의 몸싸움, 헤딩 슈팅 등 잇따라 선보이는 등 의욕적으로 뛰었다.
내내 두드리기는 했으나 결정적이다 싶은 찬스는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력 차를 인정한 뉠른베르크가 수비 숫자를 크게 늘리면서 공간이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시도하는 슈팅도 대부분 벽에 걸렸다. 선제골이 일찍 터지지 않았다면 괴로울 수 있던 경기였다. 전반전 막바지로 갈수록 뉘른베르크가 공격을 막아낸 뒤 역습으로 잇는 장면들이 늘어났다.
후반전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츠부르크 입장에서는 추가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나겔스만 감독은 후반 13분 은쿤쿠를 불러들이고 장신 공격수 포울센을 넣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포울센이 포스트로 올라가고 황희찬은 측면으로 이동했다.
황희찬이 벤치로 들어가지 않고 위치를 바꿔 포울센과 호흡을 맞췄다는 것은 나갈스만 감독이 다양한 형태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그리고 벤치가 원하던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 22분 포르스베리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낮은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보냈고 이를 포울센이 밀어 넣으면서 기다리던 추가골이 나왔다. 라이프치히 첫 공식전에서 첫 공격 포인트를 작성한 황희찬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황희찬의 활약 속에 격차를 벌린 라이프치히는 남은 시간 크게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다. 다가오는 20일 정규리그인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라이프치히 입장에서는 적절한 안배도 필요했다.
여유로운 운영 속 정규시간이 끝나갈 무렵, 황희찬이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포울센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나온 것을 황희찬이 밀어 넣으면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결국 이 득점으로 라이프치히는 3-0으로 경기를 마무리, 기분 좋게 2라운드로 향했다. 황희찬은 첫 경기부터 2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