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우승’ 김한별의 성장 비결… 골퍼 양성 레드베터아카데미서
아마때부터 하루 6시간 구슬땀, 연습 시뮬레이터와 분석장비 활용
구질과 공스피드의 문제점 찾아… 전문코치 지도 받아 정확도 높여
다양한 그린스피드서 연습도 성과 “언젠가 PGA투어서 뛰고 싶어”
“스포트라이트를 좀 받았다고 쉴 수는 없습니다! 프로에게 휴식이라는 것이 있나요?(웃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다음 날에도 김한별(24·골프존)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챔피언의 기쁨을 즐길 새도 없이 그는 평소처럼 연습장으로 향했다. “주위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걷고 있던 길을 계속 걸어가자는 게 내 운동 철학이다.”
대전에 위치한 엘리트 골퍼 양성 기관인 ‘골프존 레드베터아카데미’는 김한별이 아마추어였던 2017년부터 하루 6시간 이상씩 구슬땀을 흘리며 골프스타의 꿈을 키워온 무대. 김한별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전에는 롱게임과 샷 연습을, 오후에는 쇼트게임과 체력 훈련을 한다. 레드베터아카데미는 내가 차곡차곡 성장한 소중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지난해 1승도 거두지 못했던 김한별은 2년 차인 올 시즌에 2승을 거두며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교해진 아이언 샷(그린 적중률 76.19%·6위)과 퍼팅(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 1.74개·12위)이 상승세의 비결이다. 정규타수 안에 공을 그린 위에 못 올렸을 때 파 이하 스코어를 적어내는 리커버리율은 지난해 53%(60위)에서 이번 시즌 67%(8위)까지 올랐다. 그만큼 쇼트게임 능력이 향상됐다는 의미다. 신한동해오픈이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처음 경기를 펼치면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김한별은 “그린 스피드가 빠르고 여러 위기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레드베터아카데미의 쇼트게임 연습장에서 훈련을 반복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90m(파3) 규모인 쇼트게임 연습장은 각기 그린 스피드가 다른 그린 3개와 모래 종류가 다른 벙커 3개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용품 계약사인 타이틀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김한별의 스윙은 상체가 많이 돌아가면서 유연한 피니시가 가장 큰 특징이다. 스윙 아크가 크고 몸통 회전에 중점을 두고 있어 호리호리한 체격에도 300야드 가까운 장타를 날린다.
김한별은 치열한 선두 싸움 속에서도 웃음을 보여 ‘당찬 스마일 골퍼’로 불리고 있다. 이 같은 여유는 샷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훈련 시 구질과 볼 스피드 등의 데이터를 즉각 확인하고 있다. 문제점을 빠르게 찾아낸 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레드베터아카데미에서는 스크린골프 기업 골프존의 연습 전용 시뮬레이터인 GDR와 샷 및 구질 분석 장비를 통해 확보한 선수의 스윙 데이터 등을 분석한 뒤 분야별 코치(스윙, 어프로치, 퍼팅, 피지컬 등)를 배정해 선수를 지도한다. 김한별은 “자신감이 떨어졌던 지난해 내 경기 모습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인상을 쓰고 있는 것이 스스로도 보기가 좋지 않았다. 밝은 모습을 통해 내 플레이를 보는 팬들도 미소를 짓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한별은 또래 골퍼들에 비해 다소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교사인 아버지가 연금을 깨가며 뒷바라지했던 김한별은 국가대표 상비군 등을 거치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17년 김영찬 골프존뉴딘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유원골프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지원받은 그는 지난해 4월부터 골프존의 후원으로 안정적으로 투어 활동을 하게 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다승과 상금, 대상 포인트 1위를 질주 중인 김한별은 한국 남자 골프의 ‘큰 별’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제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대상 획득이 목표다. 미래에는 우상인 타이거 우즈가 뛰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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